솔/ 김홍정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남성 중심의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진취적인 여성들을 집중 조명해온 저자는 백제 패망의 원인을 ‘은고’라는 한 여인에게 귀착시킨 ‘일본서기’의 기록을 발견하고 강력한 의구심을 품게 된다.

이 책은 사서 속에 잠들어 있던 백제의 마지막 왕비 ‘은고’를 백제의 운명을 손에 쥔 강력하고도 매혹적인 여인으로 재탄생시킨 문제작이다.

또한 1993년 충남 부여 능산리에서 발굴된 ‘금동대향로’를 장식하고 있는 주작새는 백제의 혼맥을 지키는 비밀결사체 ‘거믄새’로 부활하여 김홍정 작가만의 특별한 역사적 상상력을 통해 ‘중원의 회복’이라는 대부여의 꿈을 계승한 새로운 무사집단으로 탄생했다.

사서 속에서 단 한 줄로 언급되는 은고는 ‘요망한 군대부인’ 또는 ‘의자왕의 처’로 기록이 남아 전할 뿐이다.

군대부인과 은고가 동일한 인물이며 백제 멸망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설에 의문을 제시하는 이 책에서 은고는 화검술을 겸비한 대담한 책략가이자 사랑과 대의 사이에서 신념에 따라 실천하는 능동적인 여성으로 등장함으로써 ‘은고’란 여인의 실체를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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