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담철곤 회장 소환조사…실적은 시장 기대치 밑돌아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개인 별장 건축에 회삿돈을 끌어다 쓴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개인 별장 건축에 회삿돈을 끌어다 쓴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조재훈 기자] 오리온이 실적부진에 오너리스크까지 ‘첩첩산중’ 상태에 놓였다.

10일 경찰청과 업계 등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 2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돈 실적을 거둔데다 담철곤 회장이 회삿돈 횡령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등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횡령) 혐의로 담 회장을 오전 10시부터 소환해 조사에 나섰다.

담 회장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경기도 양평에 개인 별장을 짓는 과정에서 법인자금 약 200억원을 공사비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해당 건물 설계 용도와 건축에 담 회장이 관여한 부분, 담 회장이 공사비를 회삿돈으로 지출하라고 지시하고 진행 상황을 보고받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한다.

경찰은 지난 4월 이와 관련된 첩보를 입수하고 오리온 본사를 압수수색했으며 공사와 자금 지출에 관여한 이들을 불러 조사해왔다.

앞서 2011년 담 회장은 비자금 160억원을 포함한 30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하거나 정해진 용도·절차를 따르지 않고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로 구속기소됐다.

이후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고 복역하다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고 풀려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오리온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리온은 올 2분기 39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기대를 모았던 중국 법인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해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보다 27%나 낮은 수준이다. 매출은 4천23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늘어났지만 지난해 매출액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하락이 반영된 탓이 크다.

증권가도 오리온이 3분기 중국시장에서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에 나타난 중국법인의 실적 부진이 3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유의미한 기업가치 상승에는 비용 효율화 효과가 아닌 중국 내 본질적인 경쟁력 회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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