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상장철회로 기업가치 상승 기회 놓쳐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HDC아이서비스가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했다. HDC현대산업개발 주식 공개매수를 추진 중인 대주주 HDC에겐 악재다.

HDC아이서비스는 상장 추진을 철회한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HDC아이서비스는 “최종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여건으로 잔여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설명했다.

HDC아이서비스는 이어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에게 주식을 배정하지 않은 상태”라며 “일반투자자에게도 청약을 실시하기 전이므로 투자자 보호상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HDC아이서비스는 1992년 설립된 부동산관리업체다. 지난달 중순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피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HDC아이서비스는 639만3천700주를 공모해 상장을 통해 최대 684억원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이 회사는 철회 이틀 전인 5일까지만 해도 상장에 자신감을 보였다.

김종수 HDC아이서비스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부동산 시장이 전방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전방산업의 선봉에 선 종합 부동산 관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수 대표는 또 “HDC아이서비스는 26년 연속 영업이익을 내는 안정적인 재무구조 보이고 있다”며 “차입금이 없고 부동산서비스업체 중 유일하게 신용등급 'AA0'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이 철회되면서 신사업 투자도 차질을 빚게 됐다.

HDC아이서비스의 상장 철회는 최대주주인 HDC에게도 부정적이다. 당장 HDC현대산업개발 주식 공개매수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HDC는 HDC현대산업개발 주식 1천318만1천466주를 주당 5만8천672원에 공개매수하고 있다. 공개매수는 ‘지주사는 상장된 자회사의 지분 20% 이상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을 충족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

이번 공개매수는 지난달 30일 시작됐으며 이번달 18일 끝난다.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HDC의 HDC현대산업개발 지분은 기존 7.03%에서 37.03%로 늘어난다.

이번 공개매수는 HDC현대산업개발 주주에게 HDC 신주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HDC현대산업개발 주주 입장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 전망이 공개매수금액(5만8천672원) 보다 낮거나 반대로 HDC 주가 전망은 기준가격(2만3천649원) 보다 좋아야 공개매수에 참여할 매력이 생기는 구조다.

공개매수와 비슷한 시기 추진된 HDC아이서비스의 상장은 HDC의 주가를 끌어올릴 좋은 호재였다.

그러나 HDC아이서비스가 상장을 포기하면서 이 호재는 사라지게 됐다.

HDC도 투자설명서에 이 같은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HDC는 지난달 30일 제출한 투자설명서에서 “현재 HDC아이서비스가 기업공개 절차가 연기 또는 취소될 수 있다”며 “HDC아이서비스를 연결대상기업으로 하는 HDC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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