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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인구 고령화에 ‘금융시장 풍속도’ 급변가계 저축률 빠른 하락, 주가·금리 하방압력 증가
금융당국, 고령화 진전에 따른 금융부문 역할 강조
안소윤 기자  |  asy2626@fi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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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0  09: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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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금융 환경도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가계저축률의 정체, 주가 및 금리의 하방압력 증가, 고령층의 중위험중수익 투자 선호,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한 금융 산업 구조 개편 등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향후 자본시장 역할의 중요성과 노년기 대비를 위한 개개인의 자산증식 필요성이 함께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인 노후생활에 기여할 수 있는 금융권의 제도 개선 방안과 고령층을 위한 금융상품 및 서비스를 살펴봤다.

   
▲ <사진=픽사베이>

자금조달 보다 운용이 중요한 시대로 전환

통계청에서 실시하는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 사회(고령 인구 비중 7%)로 처음 진입한데 이어 2018년 65세 인구비중이 14.3%를 기록해 고령 사회로 접어들었으며, 7년 후인 2025년에는 고령인구 비중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까지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와 가깝고, 앞서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의 경우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1980년 이후 24년 만인 1994년에 고령사회로 진입했으나 우리나라는 그 기간이 18년에 불과하다.

고령 인구 비중 증가는 고령층이 소비 및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큰 폭으로 증가시키고, 이들의 저축성향이나 노후자금의 관리 및 운용패턴이 금융시장이나 금융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과거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 저축률은 벌써부터 하락압력을 받고 있다. 저축률이란 가계전체의 소득에서 소비를 제외한 것을 의미하는데 고령인구가 증가할수록 소득이 줄어듦에 따라 청장년층 기간 동안 축척한 자산에 기대어 소비하는 경향이 커져 가계부문의 저축이 감소한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2000년 전후 저축률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으며 최근까지는 대략 7~8%대를 유지하고 있다.

고령화가 향후 주가나 금리 등 자산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노후소득에 충당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주식 등 금융자산 매각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풀이다. 다만 최근 연구에서는 주식보유자가 대체로 부유층이 많아 주식을 대거 처분할 필요가 높지 않고 기대수명 연장 등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수요가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고령화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개인주식 투자자중 고령층의 주식보유 비율은 27%에 달하며 이들의 거래비중은 8%를 상회하고 있다.

고령화가 금리하락 요인에 작용한다는 견해는 고령화 진행과 더불어 경제활동인고가 감소하는 경우 소득 및 소비여력의 감소로 성장잠재력이 저하되면서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저금리 기조가 나타나는데 기인한다.

또 고령층 인구를 중심으로 연금 등 장기자산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늘어나면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큰 하락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그 결과 장단기금리차가 축소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고령층의 금융자산 운영 패턴 변화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령층은 통상 은행예금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지만, 최근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예금에 대한 선호도가 하락하고 있는 한편 기대수명의 상승으로 적극적인 수익원에 대한 발굴 및 투자수요는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아직까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 고령층의 연금이나 보험 등 장기금융자산 투자비중이 높지 않고 고령화 관련 라이프사이클 펀드나 월지급식 펀드의 수탁고 비중이 1%도 되지 않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향후 장기성 저축상품 및 중위험중수익 금융투자상품의 비중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환경은 과거 기업 및 개인의 자금조달이 중요하던 시기에서 축적된 부에 대한 효율적인 자산관리 및 운용이 중요한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며 “금융기관은 고령층 및 금융투자자의 수요에 부합하는 신상품 개발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사례 등에 비춰 매월 연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은퇴자산시장을 발전시켜 나감으로써 소득단절에 따른 고령층의 장수리스크를 줄여나가야 하고 금융소비자 보호차원에서 노년층의 금융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신상품 판매에 따른 위험의 주지 노력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령화 흐름 따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금융권

우리나라의 빠른 고령화 진전은 금융권의 움직임도 분주하게 만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고령화 진전에 따른 금융부문의 역할’을 주제로 하는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금감원은 주제 발표를 통해 급속한 고령화 진전에 대비, 안정적인 노후생활에 기여하는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등 금융부문 차원의 종합적 대응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부처와도 긴밀히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에 대해선 모니터링을 확대하고 보험업계에서의 ‘장수리스크’에 따른 재무건전성 확보 등 다방면의 산업구조 변화에 금융권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이밖에 퇴직연금 활성화 등 금융권의 고령화 특화 상품·서비스 마련 유도, 노후대비 보장성보험 확대 등 보험제도 개선 추진, 금융환경 디지털화에 따른 고령층 금융소비자 대상 보호체계 강화 추진 계획을 밝혔다.

   
 

금융사들도 고령층을 위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고 관련 서비스도 속속 내놓기 시작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4일 퇴직연금 가입고객을 위한 전문적인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을 위해‘퇴직연금 자산관리 컨설팅센터’를 출범했고 NH농협은행은 지난 7월 은행권 최초로 비대면 채널 은퇴설계시스템 내 상담예약 프로그램을 오픈했다.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개인형IRP 신규’와 퇴직연금 ‘보유상품 변경’ 업무를 모바일 뱅킹에서 24시간 실시한다.

해당 업무는 기존에 은행 영업일에만 가능했으며 심야 시간대에는 처리할 수 없었다. 이번 서비스 실시를 통해 퇴직연금 가입 고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직장인 고객들이 퇴근 후 또는 휴일에 편리하게 본인의 퇴직연금 자산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KEB하나은행은 고령화 시대를 대비한 맞춤형 신탁 상품 출시에 힘쓰고 있다. 치매안심신탁, 성년후견지원신탁, 미성년후견지원신탁, 양육비지원신탁 등 다양한 상품으로 공익 관련 신탁 라인업을 확대했으며 매월 상품금액의 일부를 할부로 납입해 미래의 장례를 대비할 수 있는 상조신탁도 가까운 시일 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고령화 추세를 보아 적극적으로 은퇴 이후 생활을 준비해야하는 시기가 왔다”며 “금융사들이 각자의 역량을 통해 고객들의 행복한 노후생활을 지원하고 은퇴 관련 시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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