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텐금산·아노텐더블유티이 지분 매입..내부거래도 늘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총괄부회장(사진)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 기업인 아노텐금산·아노텐더블유티이 지분을 매입했다.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움직임과 반대되는 행보다.

아노텐금산은 지난달 30일 조현식 총괄부회장이 자사주 5만3천730주를 매입했다고 4일 공시했다. 매입금액은 주당 100원씩 총 537만3천원이다. 조 부회장은 조승래 아노텐금산 대표로부터 이 지분을 사들였다.

이에 따라 조 총괄부회장의 아노텐금산 지분은 기존 72.1%에서 75.6%로 늘어났다.

조 총괄부회장은 또 같은날 아노텐더블유티이 지분 35.91%를 매입했다. 매입처는 그의 누나인 조희경씨 등 3명이다.

이에 따라 조 총괄부회장의 아노텐더블유티이 지분은 기존 63.25%에서 99.16%로 증가했다.

아노텐금산은 충남 금산에 있는 폐타이어 가공업체다. 지난해 매출 117억7천800만원에 영업손실 20억1천700만원, 당기순손실 25억7천만원을 기록했다.

아노텐더블유티이는 2009년 설립된 상품중개업체로 지난 2011년 18억7천1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작년까지 6년동안 실적이 전무한 상태다.

또 2011년 이후 매년 1억~2억원의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두 회사는 모두 공정거래위원회의 총수일가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올라있다.

이중 아노텐금산은 최근 들어 내부거래로 실적을 쌓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전부를 한국타이어를 통해 올렸다. 열분해시설 건축과 설비 공사, 용역비 명목이다. 수의계약으로 매출이 발생했으며 대금은 모두 현금으로 지급됐다.

아노텐금산은 앞선 올해 3월과 지난해 9월에도 한국타이어로부터 열분해설비 건축과 운영사업을 따내 각각 16억2천900만원과 2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설립 초기인 2012년과 2013년, 2014년만해도 내부거래가 공장 부동산 임대차를 위해 현일코포레이션과 매년 3억~4억원을 거래한 게 전부였던 점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아노텐금산은 이 덕분에 실적을 크게 늘렸다. 2014년과 2015년, 2016년 각각 5억원과 8억원, 21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17억원으로 5배 이상 커졌다.

이 같은 내부거래 확대와 오너 일가의 지분 매입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는 정부 기조와 상반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는 회사의 총수일가 지분 기준을 20%로 강화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오너 일가 지분이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20% 이상일 때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만 앞으로는 상장 여부에 상관없이 20%가 넘으면 공정위의 감시망에 들어가는 것이다.

공정위는 또 이들 기업이 지분 50%를 초과해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 대상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공정위는 “기존 기준은 규제 회피 등으로 지적이 많았다”며 “자회사도 규제대상에 포함시켜 규제 실효성을 제고했다”고 설명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도 앞선 지난 6월 “경영에 참여하는 직계위주 대주주 일가는 핵심 계열사의 주식만 보유하고 나머지는 가능한 빨리 매각해 달라”며 기업들의 자발적 개선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한화와 한진, 코오롱, 대림, GS, 신세계, 영풍, 태광, CJ, LG 등 많은 기업들이 규제를 피해 오너 일가 지분을 매각하거나 회사를 정리했다.

특히 한진은 김 위원장이 취임한 다음날 규제 대상기업을 정리하겠다고 발표했으며 한화는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전량을 갖고 있던 옛 한화S&C를 분할하고 지분을 매각한 뒤 한화시스템과 합병까지 하며 논란에서 벗어났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아노텐금산은 규모가 작은 회사”라며 “별다른 의미가 있는 지분 매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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