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10곳 중 9곳은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회복기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내외 경제상황에 대한 기업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기회복을 느끼는 지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87.0%에 달했다. 경기회복을 느끼지 못하는 구체적인 이유로는 판매부진과 수익성 악화, 주문물량 감소, 자금사정 악화 등을 차례로 꼽았다.

한편, 기업들은 내수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세계경기 회복 지연으로 수출마저 둔화되면서 올해 경제상황이 당초 기대했던 수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말 기업들이 경영계획 수립시 예상한 올해 경제상황을 100이라고 했을 때, 최근 까지의 실제 경제상황을 평균 70.5로 평가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섬유·의복·신발, 음식료·생활용품, 조선·플랜트, 철강·금속, 고무·종이·플라스틱 등의 업종이 평균을 웃돈 반면, 반도체·디스플레이(56.6), 가전(57.3) 업종은 현 경제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하반기 경기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전망도 밝지 않았다. 상반기 대비 하반기 경기흐름에 대해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51.8%)이란 응답이 가장 많은 가운데 ‘상반기보다 악화될 것’(26.8%)이라는 부정적 의견이 ‘나아질 것’(21.4%)이란 답변을 앞질렀다.

하반기 우리 경제의 대외 불안요인으로 선진국 경제부진, 미국 출구전략 추진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 불안을 많이 꼽았으며 신흥국 경제둔화, 유가·원자재가 불안, 엔저지속 등이 언급됐다. 대내 불안요인으로는 소비부진, 국내 금융시장 불안, 투자부진 등을 지적했다.

현재의 경기침체에 대해 기업들은 ‘비용 절감·생산성 향상’외에 뚜렷한 대책이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면, 해외시장 진출과 타사와의 제휴·M&A 등 적극적 타개책을 강구하고 있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향후 경기회복을 위해 정부가 역점을 두어야 할 과제로 기업들은 ‘물가·원자재가 안정’(31.8%)을 첫손에 꼽은데 이어 ‘외환·금융시장 안정’(21.3%), ‘수출기업 지원확대’(10.2%), ‘일자리 창출 지원’(9.7%) 등을 순서대로 꼽았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내수부진,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 중국의 성장둔화 등 대내외 경제 불안요소들로 인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기업경영 여건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수 있도록 경기부양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외환·금융시장 안정, 자금사정 개선 등 기업 애로해소를 위해 정책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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