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인수·매각 가격차 약 3천억원
MBK, 매각 서둘러야…업계 “가격협상 신한금융에 유리할 듯”

 
 

[현대경제신문 권유승 기자] MBK파트너스와 신한금융지주가 ING생명 인수합병 가격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21일 투자은행(IB)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ING생명 인수 가격으로 2조1천억원을 제시했다.

PEF(사모펀드)운용사 MBK파트너스는 ING생명 최대주주로서 ING생명 지분 59.19%를 소유하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신한금융에 제시한 매각가는 2조4천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내세우고 있는 ING생명 인수·매각 가격차이는 약 3천억원. 그러나 이번 인수합병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곳은 신한금융이라는 평이 우세하다.

새로운 브랜드 연착륙 등의 이유로 ING생명의 사명 변경이 앞당겨지자 MBK파트너스는 매각을 서둘러야 되는 입장에 처했기 때문이다.

ING생명은 내달 ‘오렌지라이프’로 사명을 변경할 예정이다. 사명 변경은 ING생명 브랜드 상표권 계약이 올 12월 만료됨에 따라 불가피하게 추진됐다.

사명변경에 따른 인지도 실추 등의 이유로 MBK파트너스는 그간 ING생명 매각을 서둘렀었으나 인수자들과의 매각가에 대한 이견으로 번번이 결렬되곤 했다.

ING생명의 주가도 연일 하락세다.

ING생명의 주가 하락은 이번 인수 가격 협상에 있어 신한금융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2월 6만2천원을 기록했던 ING생명의 주가는 지난 20일 종가 기준 3만7천원대로 내려갔다.

MBK파트너스도 무리하게 매각가를 고집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3년 ING생명 지분 100%를 1조8천400억원에 인수했으나 이미 1조7천억원 이상을 회수한 상태다.

신한금융의 자금 출자 여력은 2조7천억원 수준으로 2조원대 초중반으로 예상되는 ING생명 인수가를 지불하기엔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은 무리한 인수를 지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리딩뱅크 탈환을 위해 ING생명 인수에 쉽게 발을 빼진 않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자산은 453조2천800억원, KB금융지주는 463조3천억원 수준이다. 신한금융이 자산규모 31조5천억원의 ING생명을 인수할시 KB금융의 자산을 21조4천억원 가량 넘어서며 1위를 차지하게 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인수 협상은 MBK파트너스가 가격적인 면에서 어느 정도 양보하는 양상으로 흘러갈 듯싶다”며 “MBK파트너스가 매각가도 대폭 낮췄고 양측 모두 인수합병의 목적도 뚜렷해 협상이 결렬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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