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너머/ 존 심프슨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저자가 들려주는 사전 편찬자로서 유연하고도 확고한 직업 철학, 그 안에서 내려지는 많은 선택과 판단, OED에 밀려오는 변화의 물결을 지켜보다 보면 어느새 탐정 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이 책의 매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저자가 OED와 사전 편찬자의 37년을 풀어내는 사이사이에 자신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단어를 추려내어 그 역사와 용법을 제시해 읽는 재미를 더하기 때문이다.

마치 OED의 뒷이야기를 들으며 OED의 한 페이지를 들춰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 책은 기여자(독자)들이 직접 적어 보낸 단어 카드로 문헌 조사를 하던 종이책 시대의 OED부터 방대하고 체계적인 구조를 갖춘 온라인 OED로 변화하기까지, 한 사전의 의미 있는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변화의 주역이 들려주는 역사 속에는 설렘, 흥분, 허탈, 연민 등 모든 감정이 담겨 있다. 단어의 의미를 찾는 도구 이상으로 사전에서, 그리고 사전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삶의 깊은 통찰을 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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