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산책/ 박완서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소설가 박완서의 부드럽고 곧은 심지를 엿볼 수 있는 인터뷰집이다.

소설가 박완서의 이력이 절정에 다다라 있던 1990년부터 1998년까지 모두 일곱 편의 대담을 담았다.

이 대담들에서 그는 마흔 살에 소설가의 인생을 열어준 ‘나목’이며 그 뒤 출간한 작품들에 관해 속 깊은 문답을 주고받고, 작가이자 개인으로서 자신을 성숙하게 만든 경험들을 털어놓았다.

가족, 교육, 어머니에게서 받은 지대한 영향, 학창 시절, 도시와 시골, 가난과 계층, 그리고 그가 늘 생각을 뗄 수 없었던 남성의 삶과 여성의 삶. 그는 지금도 유효한 이런 주제들 앞에서 오랫동안 연마한 생각을 날이 서지 않은 편안한 음성으로 들려준다.

이 책은 한(恨)과 성(性)으로 요약할 수 있는 이야기로 시작해 삶에 대한 평안한 통찰로 마무리한다. 그 사이사이 황급히 끓어오를 수 있는 주제들이 점잖게 고아서 나오는 건 대담자들의 노련함 때문이다.

시인 고정희, 문학평론가 정효구, 문학평론가 김경수와 황도경, 소설가 공지영, 여성학자 오숙희, 문학평론가 권영민, 시인이자 수필가 피천득이 대화 상대로 나서 문학과 사회와 개인사에 관해 깊고 풍성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준비된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로 “귀하고 좋은 게 차고 넘치는” 완숙한 인생의 맛을 음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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