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금감원 대출금리 실태평가, 현 금리 인하 양상 반영 안돼”

 
 

[현대경제신문 김경렬 기자] 저축은행업계가 대출금리를 잇따라 인하했지만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추가 금리인하 압박에 울상 짓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의 연이은 대출금리 인하는 반영하지 않은 채 가계신용대출 금리를 잔액기준으로 평가해 제재만 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업계 내에서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30일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금리 운용실태 및 향후 감독방향’을 통해 저축은행이 법적 예금보장제도를 바탕으로 저리의 자금을 조달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가계신용대출의 고금리 비중은 66.1%로 높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에 여전히 고금리 상품이 많은 이유는 저축은행이 차주의 신용등급과 상환능력에 대한 고려 없이 무분별하게 고금리를 부과한데 따른 결과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에 대해 저축은행업계는 가계신용대출금리 인하 양상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2월 법정 최고 금리가 24%로 조정되기 전, 중금리 가계대출로 취급받던 상품이 고금리 상품으로 집계됐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들은 법정 최고 금리 인하에 맞춰 가계신용대출상품 금리 인하를 줄줄이 단행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월에 신규 출시한 상품을 기준으로 평균 20% 이상 금리를 제시한 기업은 삼호저축은행(22.97%), 0SB저축은행(22.61%), 유진저축은행(22.03%), 한국투자저축은행(21.84%), 스타저축은행(21.82%), OK저축은행(21.68%), 애큐온저축은행(21.50%), SBI저축은행(21.14%), 상상인저축은행(21.13%), 모아저축은행(20.81%), 예가람저축은행(20.45%), 웰컴저축은행(20.13%) 등이다.

삼호저축은행과 OSB저축은행을 제외하고 금융 당국이 제시한 평균 가계신용대출금리 22.4%보다 모두 하향 조정됐다.

특히 IBK저축은행, 신한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 KB저축은행, JT저축은행 등은 7월 기준 가계신용대출에서 평균 금리를 20% 이하로 조정, 가계신용대출에서 아예 고금리 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의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 운용실태 평가가 잔액 기준으로 실시되다 보니 지난 5월까지 만기가 도래하지 않아 현재 상환 중인 차주까지 포함돼 고금리 상품의 비중이 높게 나온다”며 “업계가 당국의 점검에 응하지 않고 여전히 고금리를 고집하는 모습으로 잘못 비춰지기 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발표된 운용실태 평가는 예대율 규제 등 당국의 제재에 따라 저축은행들이 보인 변화 양상이 드러나지 않았다”며 “금융당국 주도로 저축은행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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