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 지분 늘지만 매도가 낮아 고민…사측 “아직 결정 안 돼”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사진)이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 지분 매각을 고민 중이다.

그룹 지주사인 HDC가 추진 중인 HDC현산 주식 공개매수에 참여해 보유지분을 팔면 HDC 신주를 받아 그룹 경영권을 강화할 수 있지만 HDC현산의 주가 전망이 밝은데도 시세가 낮은 현 시점에 매각하기에는 아쉬운 탓으로 보인다.

HDC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이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지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3일 밝혔다.

HDC는 지주사 요건 충족을 위해 HDC현산 주식 1천318만1천466주를 주당 5만8천672원에 공개매수한다고 앞선 2일 공시했다. HDC현산 발행주식총수의 30% 규모다.

이번 공개매수는 ‘지주사는 상장된 자회사의 지분 20% 이상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을 충족시키기 위해 이뤄졌다. HDC는 현재 HDC현산 지분 7.03%를 보유 중이다.

공개매수 기간은 이번달 30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다. 공개매수가 계획대로 끝나면 HDC의 HDC현산 지분율은 기존 7.03%에서 37.03%로 늘어난다.

HDC는 “이번 공개매수는 주주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현금매수 방식이 아니라 HDC 보통주를 발행해 교부하는 현물출자 신주발행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HDC그룹은 지난해 12월부터 지주회사체제 전환을 추진 중이다.

HDC그룹은 이를 위해 기존 현산을 지난 5월 2일 분할했다. 투자부문을 지주사인 HDC로 전환하고 사업회사인 HDC현산을 새로 신설하는 방식이다.

HDC그룹은 기존 주주가 지분율대로 신설회사인 HDC현산의 주식을 배정받는 인적분할 방식을 택했다.

정 회장은 기존 현산 지분 13.36%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 덕분에 HDC와 HDC현산의 주식을 이 비율대로 갖고 있다.

그룹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행사하기엔 다소 아쉬운 지주사 지분율이다.

또 HDC의 2·3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과 템플턴자산운용은 현재 이 회사 지분을 각각 9.80%, 5.50% 보유하고 있다. 2·3대 주주가 뜻을 모은다면 언제든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이번 공개매수에서 HDC현산 지분을 회사에 팔고 HDC 신주를 받아 경영권 안정화를 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HDC현산 주식의 시세다. 이 회사의 주식은 지난 2일 5만6천3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공개매수 가격(5만8천672원)보다 다소 낮은 금액이다.

하지만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6월 12일 코스피에 재상장된 이후 7만7천900원까지 오른 적 있다.

정 회장 입장에서는 최고가 대비 24.68% 낮게 파는 셈이다.

증권사들도 HDC현산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지난달 25일 목표주가를 기존 7만5천원에서 7만8천원으로 올렸으며 KTB증권도 이날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제시했다. 지난달 25일은 HDC현산이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날이다.

이날 HDC현산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9% 1천58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신영증권 역시 목표주가를 9만3천원으로 설정, 시세가 오를 것으로 봤다. 한화투자증권의 목표주가는 9만원이다.

HDC그룹 관계자는 “아직 공개매수 기간이 많이 남았다”며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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