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두산, 해외공장 건설…삼성 헝가리법인은 4천800억 대출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이 헝가리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에서 현지정부 관계자에게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들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이 헝가리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에서 현지정부 관계자에게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들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삼성SDI와 LG화학, SK이노베이션, 두산 등이 전기자동차 배터리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삼성SDI는 헝가리 법인(Samsung SDI Hungary, Ltd.)에 4천863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고 지난 19일 공시했다. 차입처는 라이파이젠은행(Raiffeisen bank)과 아이엔지은행(ING Bank)이다

삼성SDI가 헝가리 전기차배터리 공장 신축에 투자한 금액(4천억원) 보다도 많은 규모다.

삼성SDI는 “헝가리 법인의 장기 차입을 위한 지급보증”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이미 헝가리법인의 대출 중 6천830억원가량을 지급보증하고 있어 이번 채무보증으로 총 1조1천600억원을 보증하게 됐다.

삼성SDI 헝가리법인은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곳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5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북쪽으로 3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괴드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준공했다.

이 공장은 약 33만㎡ 규모로 연간 5만대 분량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라인을 갖추고 있으며 올해 5월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이 공장은 본격 가동이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증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는 탓이다.

영국 정부는 최근 2030년까지 전기차 신차 판매비중을 최소 50% 이상에서 70%까지 높이겠단 계획을 발표했으며 일본 정부도 최근 2050년까지 해외 판매 승용차를 모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로 교체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일본 정부도 최근 2050년까지 해외 판매 승용차를 모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로 교체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삼성SDI는 다만 이번 대출이 공장 증설용은 아니라고 밝혔다.

삼성SDI 관계자는 “운영 등 (회사 경영에 필요한) 전반적인 데 필요한 자금을 대출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중국에서 배터리 공장을 늘린다.

LG화학은 지난 17일 중국 난징시에서 지방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투자금액은 최대 20억달러(2조3천억원)다.

LG화학은 이미 중국 난징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가동하고 있어 이번에 신설할 공장은 중국 제2공장이 된다. 새 공장은 올해 10월 착공해 내년 10월 본격적으로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생산 규모를 단계적으로 늘려 2023년까지 연간 32GWh(기가와트시)의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전기차 50만대 분량이다.

두산도 전기차 배터리부품인 전지박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헝가리에 공장을 세운다.

전지박은 2차전지의 음극부분에 씌우는 얇은 구리막을 말한다. 배터리 음극활물질(전지의 전극 반응에 관여하는 물질)에서 발생하는 전자가 이동경로가 된다.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방출시킬뿐 아니라 전극의 형상을 유지하는 지지체 역할도 수행해 전기차용 배터리를 구성하는 핵심부품으로 꼽힌다.

두산은 헝가리 터터바녀산업단지에 공장 신설을 준비하고 있다. 두산은 올해 안에 착공해 내년 하반기 이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이 공장에서는 전기차 220만대에 공급 가능한 연간 5만t의 전지박을 생산할 수 있다.

두산 관계자는 “환경 문제로 인한 전기차 장려 정책으로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우수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럽에서 선도적 입지를 구축한 후 미국과 중국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SK이노베이션은 8천402억원을 투자해 헝가리에 배터리공장을 건설 중이며 지난 5월에는 중국법인에 약 800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업체들의 주력시장인 유럽 전기차 시장의 성장모멘텀 확대는 매우 중요한 투자포인트”라며 “유럽 전기차 시장의 불모지인 이탈리아의 공격적인 전기차 확대 정책으로의 변화는 국내업체들에게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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