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RE 폐기물 매립 두고 세무서와 소송..대법서 1년째 낮잠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OCI가 DCRE 공장 부지 매립을 두고 세무당국과 벌이는 세금소송이 1년 넘게 대법원에서 잠들어 있다.

DCRE 분할을 두고 세무당국과 벌인 또다른 행정소송이 최근 마무리된 만큼 이 소송도 곧 결론이 날지 주목된다.

대법원 특별1부는 OCI가 서울 남대문세무서를 상대로 낸 100억원 규모의 법인세취소청구소송 상고심을 심리 중이다.

지난해 6월 말 상고장이 접수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이다.

이 소송은 DCRE의 공장 폐기물로 인해 시작됐다.

OCI는 인천 남구 학익동에 화학제품 공장과 폐석회 투기장을 짓고 지난 1971년부터 가동해왔다.

이후 OCI는 투기장에 있는 폐석회로 인해 주변 시민들이 건강상의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폐석회를 폐기 처분하는 동시에 투기장을 매립했다.

또 지난 2008년 5월 이 공장을 물적분할해 DCRE를 세운 뒤 DCRE를 통해 인천공장 일대를 재개발해 아파트와 유원지, 생활·편의시설을 짓기로 결정하고 인천시의 허가를 받았다.

이에 남대문세무서는 “OCI가 토지 가치 상승 목적으로 폐석회를 처리하고 매립했다”며 법인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OCI는 이에 반발, 이 소송을 냈다.

OCI는 “폐석회를 야적상태로 방치해 오다가 수거해 매립한 것”이라며 “폐석회 처리비용은 폐기물을 처리하는데 소요된 비용(손실)으로서 토지 자체의 객관적 가치를 증가시키는 ‘토지에 대한 자본적 지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남대문세무서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 4부는 “폐석회 처리 방식과 처리 결과 등에 비춰 보면 이 사건 폐석회 처리는 폐기물의 처리보다는 택지 조성 등 그 토지의 이용가치를 현실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이라며 “인천공장 부지에 대한 자본적 지출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OCI는 2심에서는 세무당국이 같은 사안에 대해 두번 세무조사를 실시한 뒤 법인세를 부과해 국세기본법에서 금지하는 ‘중복 세무조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이 2009년 세무조사에서 폐석회 처리비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2013년 세무조사에서야 이를 지적하며 과세했다는 것이다.

내용 보다는 절차적 하자에 중점을 둔 소송 전략이었다.

그러나 2심 법원도 남대문세무서의 승리를 선언했다.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는 “OCI와 DCRE가 매년 폐석회 처리비를 지출했으나 이는 매립공사 계획 상 이뤄진 것으로 하나의 행위”라며 “인천공장 부지에 대한 자본적 지출에 해당해 세무조사를 확대할 필요가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적법한 세무조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법원은 OCI와 DCRE가 각각 남대문세무서, 인천 남구를 상대로 낸 5천500억원 규모의 법인세·취득세소송을 지난다 28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이 소송은 OCI가 DCRE를 분사시키며 적격 분할 제도를 이용해 세금을 감면받은 뒤 당초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세무당국의 지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법원은 OCI의 손을 들어줘 965억원만 내면 된다고 판결했다. 지난 2016년 5월 상고장이 접수된지 2년여만에 나온 판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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