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직접 채용 vs 산은, 자회사 편입으로 갈무리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산업은행의 두레비즈 자회사 편입이 답보 상태에 빠졌다. 노조 측은 자회사로 소속 전환이 파견근무와 큰 차이가 없다며 산은의 직접 고용을 요구 중이나, 산은에선 자회사 편입을 통한 정규직화로 비정규직 문제를 마무리하려는 입장이다 보니 협상 자체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모습이다.

4일 업계 따르면 산은의 두레비즈 자회사 편입 협상이 2달여 넘게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산은은 올해 하반기 중 청소·용역 전담 자회사를 신설하고 두레비즈 직원 500여명을 고용 승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후 산은은 두레비즈 노조측 인사까지 포함된 협상위원회를 구성 자회사 편입을 추진해왔으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두레비즈는 지난 2005년 산은 행우회가 자본금 6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용역업체로 산은 건물 청소 및 경비·건물관리 등에 투입되는 인력 파견을 장기간 독점해 왔다. 올 1분기에도 5건의 수의계약을 산은과 맺었다. 지난해 연매출은 200억원에 달했고, 그동안 산은 행우회에 지급한 배당금은 60억원에 육박한다.

산은이 행우회 알짜 사업이던 두레비즈의 자회사 전환을 추진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선 정부차원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이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는 등 정부 시책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자 산은 역시 파견직 근로자의 처우 개선에 나서게 됐다는 설명이다.

또한 산은이 국정감사 때마다 두레비즈와의 수의계약 독점 논란에 휩싸여 왔던 것 역시 자회사 편입 이유로 꼽힌다.

다만 산은의 두레비즈 자회사 편입은 노조와의 협상 시작 때부터 적잖은 잡음이 흘러나왔고 현재까지도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는 중이다. 

이와 관련 두레비즈 노조에선 자회사로 소속이 변경된다 해도 처우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 한 파견근무 시절과 크게 달라질게 없다며 ‘산은의 생색내기용 자회사 전환’을 거부한다는 강경 입장까지 내놓고 있다. 

특히 노조에선 급여 산정 관련 개선이 필요하다 밝히고 있다. 그동안 사측이 휴식시간 늘리기로 근로시간을 감축, 시간당 수당이 올랐음에도 급여수준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었기에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노조에선 직원들의 적은 급여에도 불구하고 산은 행우회에 막대한 배당금이 지급돼 온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 중이다.

또한 노조는 자회사 전환 협상을 위한 협의기구 인적구성에 대해서도 불합리하다고 밝혀고 있다. 총 16명의 협상위원 중 단 4명만이 비정규직측 인사다 보니 협상 자체가 산은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두레비즈 노조는 자회사 신설이 아닌 산은의 직접 고용이 필요하다고 요구 중이나, 산은 측은 자회사 편입 협상에만 관심을 보일 뿐 직접고용은 고려치 않고 있어 자회사 편입 협상이 장기화 될 것이란 우려도 일각에선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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