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캐나다서 공급계약…국내공장 설립도

삼성SDI의 배터리가 장착된 BMW i3. <사진=삼성SDI>
삼성SDI의 배터리가 장착된 BMW i3. <사진=삼성SDI>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포스코와 LG화학, 삼성SDI가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포스코는 삼성SDI와 함께 칠레에서 직접 생산에 나선 것도 모자라 국내에 공장을 세웠고 LG화학은 캐나다에서 5년치 수산화 리튬을 확보했다.

LG화학은 캐나다 네마스카리튬(Nemaska Lithium)과 수산화 리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LG화학은 2020년 하반기부터 매년 7천t의 수산화 리튬을 5년간 공급받게 된다. LG화학은 다만 계약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리튬이차전지는 충·방전을 반복하면 용량이 감소하는 메모리 효과(Memory Effect)가 발생하지 않으며 니켈 카드뮴(Ni-Cd)전지에 비해 자연방전율이 낮다.

또 에너지 밀도가 160Wh/kg으로 30~80Wh/kg인 리튬수소전지보다 높아 공간에 상관없이 고출력을 낼 수 있다.

수산화 리튬 7천t은 한 번 충전으로 320km 이상 주행 가능한 고성능 전기차 14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수산화 리튬은 배터리 용량을 높이는 니켈과 합성이 용이해 고용량 전기차 용으로 각광받고 있다. 노트북·휴대폰 등 소형 제품에는 주로 탄산 리튬이 사용된다.

LG화학은 최근들어 이차전지 원료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중국 화유코발트와 전구체·양극재 생산 법인을 설립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황산니켈 생산업체인 켐코의 지분 10%를 확보했다. 이보다 앞선 2016년 9월에는 GS이엠의 양극재 사업을 인수했다.

포스코는 아예 국내에 리튬 공장을 세웠다.

포스코는 지난 4월 초 전남 광양제철소에서 연산 2천500t 규모의 리튬생산공장(PosLX) 준공식을 열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탄산리튬은 이차전지용 양극재 제작업체인 포스코ESM과 이차전지 제작업체인 LG화학, 삼성SDI에 공급된다. 연간 생산량인 2500톤은 약 7000만개의 노트북용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국내 최초로 리튬 상업생산이 시작되면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국내 이차전지 제작업체들의 원료 수급 상황에도 숨통이 트이게 된다.

포스코는 이 공장을 시작으로 국내외에 연간 4만t 규모의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은 준공식 당시 “배터리용 리튬은 물론 양극재용 고순도 니켈, 양음극재 개발 등에 집중할 방침”이라며 “신성장 사업을 계속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칠레에서 리튬을 공급받는다. 칠레 생산진흥청(CORFO)은 지난 4월 9일(현지시각) 리튬산업 육성을 위한 리튬프로젝트 사업자로 삼성SDI·포스코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로써 삼성SDI·포스코는 칠레 정부로부터 경쟁사보다 싼 값에 리튬을 공급받아 전기차에 장착되는 리튬이온배터리용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두 회사는 칠레 정부로부터 리튬을 공급받아 2021년 하반기부터 연간 3천200t 규모의 전기차용 양극재인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와 NCM(니켈·코발트·망간)을 생산한다.

유지영 LG화학 재료사업부문장은 “전기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안정적인 배터리 원재료 공급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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