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혜택과 실용성으로 고객들 외면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카드사들이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 성장에 맞춰 선보인 ‘테이블페이’, ‘TV페이’ 등 각종 생활 간편결제 서비스들이 미흡한 혜택과 실용성으로 고객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간편결제 시장은 매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미래 주요 사업군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간편결제 시장규모는 전년(11조7천810억원) 보다 4배 이상 증가한 39조9천906억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간편결제 시장 규모가 앞으로도 매년 30~40%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가 금융거래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카드사들은 자체적으로 디지털 결제 기술을 강화하며 간편결제와 연계된 서비스들을 속속 내놓았다.
그중에서도 KB국민카드의 ‘테이블페이’는 지난해 업계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테이블페이는 음식점 등에서 대표자 1인이 우선 전액을 결제하고 앱(APP)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분담 결제를 요청해 사후 정산하는 방식으로,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9월 음식업종 등 일정한 조건 하의 더치페이 카드결제를 허용하면서 같은해 10월 말 출시됐다.
우리카드(우리페이), 신한카드(신한FAN더치페이) 등도 앞서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다른 카드사와도 연동이 가능한 것은 KB국민카드의 테이블페이가 유일해 출시 당시 후발주자 임에도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그러나 테이블페이 서비스의 사용률은 업체 측이 이용실적을 공개를 꺼릴 정도로 아직까지 미미한 편이다.
새로운 더치페이 문화를 주도하겠다는 카드사의 의도와 달리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가맹점이 40여곳에 불과한데다 시스템 상 다른 카드사와 연동이 가능하지만 KB국민카드가 하나·롯데·신한카드를 제외한 다른 카드사와의 제휴를 성사시키지 못해 고객 이용 여건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삼성카드와 하나카드가 지난해 출시한 ‘TV페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TV페이는 인터넷TV(IPTV)과 케이블TV(CATV) 등에서 홈쇼핑 상품, TV유료 콘텐츠 등을 리모콘과 카드사 앱을 통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간편결제를 활용한 TV전자상거래 규모가 커지자 카드사들은 TV페이에 앞다퉈 뛰어들었지만 홈쇼핑과 IPTV를 제공하는 통신사의 자체 앱에서 제공되는 간편결제 서비스보다 IT 기술력과 할인, 포인트 적립률 등 혜택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져 서비스 인지도를 높이지 못하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간편결제 영역이 무서운 속도로 확대되면서 카드사들이 결제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쉽게 상용화되고 있진 않다”며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에 따른 매출 향상 기대보다는 고객들의 편의성 증대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를 확대하고 제공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