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축소, 성과도 안보여

교체설이 제기되고 있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 2번째)<사진=금융위원회>
교체설이 제기되고 있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 2번째)<사진=금융위원회>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 교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금융위원장 차기 내정설까지 불거졌다. 정부는 최 위원장 교체 및 이 회장 내정설 등에 대해 사실무근이라 밝혔으나, 금융권내 최 위원장 입지는 갈수록 줄어드는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교체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을 대표하는 인물임에도 이른바 정권 실세들에 둘러싸여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고, 혁신금융 등 실무에 있어서도 아쉬움을 남기며 개각과 함께 물갈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최종구 위원장은 인선 당시부터 개혁 성향의 현 정부 내에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그가 시민단체 출신들이 전면에 배치된 문재인 정부에서 소신대로 금융정책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였다.

실제 최 위원장은 블록체인 사태 및 삼성증권 부당 배당 파문 등과 관련해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고 대처가 미흡했다는 비판을 자주 듣기도 했다.

현 정부가 적극 추진해 온 혁신금융 실현과 관련해서도 최 위원장과 금융위원회는 자주 비난 대상에 올랐다.

최근 무산된 대통령 주재 규제혁신 점검회의의 경우 금융위원회의 준비부족이 무산 원인 중 하나로 알려졌고 대통령이 직접 ‘답답하다’라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업계에선 업계 나름대로 최 위원장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은산분리 완화 논의가 최 위원장 취임 후 사실상 중단된 것을 두고 잡음이 적지 않다.

최근 발생한 은행권 부당금리 산출 건 관련 최 위원장이 이를 개별 은행창구 문제로 돌린 것을 두고도 무책임한 발언이란 지적이 쏟아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말 모 매체는 참여정부 시절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고 문재인 대통령 대선캠프에서도 활동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청와대 평판조회 사실을 전하며 최 위원장 교체 임박설을 보도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즉각 보도내용의 사실관계를 부인했으나 최 위원장 물갈이 가능성은 시간이 흐를수록 커져가는 모습이다.

최근 국무총리실에서 실시한 각 부처 6및 장관에 대한 업무평가에서 여성가족부 등과 함께 금융위원회가 낮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 또한 최 위원장 물갈이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만 최 위원장 후임 인선이 쉽지 않아 교체 시기는 다소 늦춰 질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금융위원장 인선이 정부 주요 부처 수장 인사 중 상당히 늦게 이뤄질 정도로 현 정부 인재 풀 중 금융위원장으로서 마땅한 인물이 많지 않고, 당시 금융위원장 후보로 거론돼 온 인사 대부분이 현직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장 발탁을 위해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가 필요하다는 점 또한 후보군 마련이 쉽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