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만 좇는 고객에 실익 없어... ‘황금거위 배 가르기’ 우려

<사진=안소윤 기자>
<사진=안소윤 기자>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카드사들이 ‘삼포적금’ 등을 이용해 카드 서비스 ‘단물’만 빼먹는 체리피커(cherry picker·자신의 실속만 차리는 소비자를 일컫는 말)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일 카드업계 따르면 이른바 삼포적금과 리브적금 등에 대한 고객 관심이 커지며 그로 인한 부작용 증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포적금은 삼성포인트 적금의 줄임말로 삼성카드 2장과 제휴사 포인트 전환 서비스를 활용해 카드 결제 없이 매달 10만원 투자로 1년 동안 6만 마일리지(동남아 항공편 일등석 혹은 유럽 항공편 비즈니스석 발권이 가능한 수준)가량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토스, 하나멤버스, OK캐시백, 신세계, 삼성카드 포인트 등 총 5번의 제휴사 포인트 전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번거러움이 있지만 저렴한 투자로 비행기 일등석 탑승권을 구할 수 있어 서비스에 민감한 고객들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 초 삼성카드는 체리피커 증가 등을 우려 삼포적금을 가능케 하는 중요 축 중 하나인 삼성 아멕스카드의 마일리지 전환 서비스를 리뉴얼과 함께 삭제했다.

그런데 최근 한 신용카드 전문 커뮤니티에서는 삼성 아멕스 카드를 대신할 삼포적금 카드 상품이 존재한다고 언급, 삼포적금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 번 커지고 있다.

삼성 아멕스카드의 대체 상품으로 지목된 카드는 삼성카드가 SC제일은행과 제휴를 맺고 출시한 SC제일은행삼성체크카드다 .이 카드는 삼성 아멕스 카드 마일리지 전환 서비스 종료로 끊긴 삼성포인트를 마일리지로 전환하는 매개체 역할을 수행한다.

KB국민카드를 활용하는 ‘리브적금’은 삼포적금 보다 더 간단한 과정을 거쳐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의 모바일플랫폼인 ‘리브메이트’를 이용하며 KB국민카드 소지자에 한해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하다. 기본 루트는 삼포적금과 비슷하지만 포인트 전환 과정을 2번만 거치면 돼 삼포적금 보다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삼포적금과 리브적금 등을 시작하기 위해 카드를 발급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지만 카드업계에선 제도적 빈틈을 이용해 카드 이용 없이 혜택만 챙기는 고객들이 증가할 경우 카드사 수익 악화의 온상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들이 카드를 활용한 혜택으로 실속을 차리는 것이 스마트컨슈머(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소비자) 수준의 적정선에서 이뤄진다면 카드사 입장에선 입소문 마케팅으로 도움이 되지만 그 파이가 커지면 부담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드 자체 혜택이 이용될 경우 ‘적자카드’로 낙인 찍혀 단종사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카드 제휴사 혜택을 이용한다 해도 너무 확산되면 해당 제휴사에서 부담을 갖고 제휴를 끊거나 조건변경을 요청하는 과유불급 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 배를 가르는 우를 범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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