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송금, 제휴 은행 확대 등 눈길

평택외국인일요송금센터에 방문한 외국인 고객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우리은행 직원.<사진=우리은행>
평택외국인일요송금센터에 방문한 외국인 고객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우리은행 직원.<사진=우리은행>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시중은행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온 해외송금 시장에 인터넷전문은행, 카드사, 핀테크 스타트업 등 다양한 기업들이 뛰어들며 차별화된 서비스 경쟁 또한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은행보다 간소화 한 송금절차와 10분의 1 수준으로 대폭 낮춘 수수료 등을 무기로 한 해외송금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지난 4월 송금 국가와 금액, 받는 사람 정보, 보내는 사람 정보만 입력하면 해외에 돈을 부칠 수 있는 해외송금 서비스를 선보였다.

송금 금액을 입력하면 바로 환율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고 목표환율을 설정해두면 알림도 받을 수 있다. 송금 진행 상황은 우편물 배송처럼 4단계로 진행 상황을 나눠 이용자가 송금이 어디까지 이뤄지고 있는지를 볼 수 있게 했다. 송금 소요시간은 2∼5영업일이다.

같은달 현대카드도 회원 전용 해외송금 서비스를 내놓았다.

현대카드 해외송금 서비스는 별도의 계좌 개설이나 공인인증서 설치, 영업점 방문과 같은 복잡한 절차가 필요 없다. 현대카드 아이디 로그인 한 번으로 회원 본인의 카드 결좌에서 해외송금을 할 수 있으며 ‘즐겨찾기’ 기능을 통해 재송금도 쉽고 빠르게 가능하다.

송금 소요시간도 1~3일 정도로 짧은 편이며 고객은 건당 최대 미화 3천불, 연 최대 2만불까지 송금 가능하다. 송금 수수료 역시 부대비용을 최소화해 3천원으로 부담을 크게 낮췄다.

해외송금 핀테크 스타트업 센트비는 최근 필리핀 현금 송금전문 수취 점유율 1위 기업인 세부아나(Cebuana), 베트남 무역은행(Vietcombank), 말레이시아 트랭글로(Tranglo) 등과 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전용 고객서비스(CS)센터도 오픈, 해외 송금에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을 위한 1대1 상담 서비스와 국가별 커뮤니티 등 특화된 서비스까지 제공 중이다.

해외송금 시장이 금융권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자 이를 선점해 온 시중은행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평택외국인일요송금센터’를 개점했다.

매주 일요일에만 운영되는 평택외국인일요송금센터는 평일 은행방문이 어려운 외국인에게 해외송금, 계좌·카드개설 등의 업무를 제공한다. 센터에는 외국인 고객의 업무를 돕기 위하여 중국인 직원과 베트남, 러시아 통역도우미가 근무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평택외국인일요송금센터는 국내에서 처음 시행하는 영업모델로 임대료가 낮은 지역에서 외국인 수요가 집중되는 일요일만 운영함으로써 영업점 유지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며 “이와 같은 형태의 외국인 영업점을 확대해 가겠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이달 ‘KB 원 아시아(ONE ASIA) 해외송금 서비스’ 제휴은행을 18개국 135개 은행으로 확대했다.

이 서비스는 해외 제휴은행 네트워크에 기반한 실시간 해외송금 서비스로 송금수수료는 송금금액과 상관없이 1천원으로 동일하며 당일 송금 수취가 가능해 고객들은 기존 송금보다 저렴하고 신속하게 해외송금을 할 수 있다.

아울러 KB국민은행은 국내 최초로 ‘KB GPI(Global Payments Innovation)프리미엄 해외송금 서비스’도 출시했다.

11일 오픈한 KB GPI 해외송금 서비스는 당일 수취가 가능한 빠른 송금으로 고객이 송금의 진행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송금보다 신속한 처리속도를 바탕으로 기업의 환율변동 리스크와 비즈니스 기간을 줄일 수 있으며 수출입 기업의 경우 빠른 대금 결제로 인해 물품의 판매 및 수입에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 송금 진행 현황을 모바일과 인터넷뱅킹을 통해 24시간 추적할 수 있다. 거래 상대방의 송금 문의 및 대금 미수취 주장 등에 대해 즉시 대응이 가능해 해외 거래처와의 불필요한 분쟁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5일 필리핀 송금 시 계좌번호가 없어도 수취인이름과 송금PIN번호만으로 필리핀 메트로 뱅크(METRO BANK) 960여 전 지점과 7천여 제휴가맹점에서 송금대금을 수취할 수 있는 ‘NH-METRO무계좌해외송금’을 출시했다.

NH-METRO무계좌해외송금은 외국인을 포함한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제공되며 전국의 농협은행 ‘영업점’과 ‘올원뱅크앱’을 통해서 필리핀으로 송금할 수 있다. 필리핀의 수취인은 메트로뱅크와 송금대금지급업무 협약을 맺고 있는 송금취급기관에서 별도의 추가 수수료 없이 송금금액 전액을 수령할 수 있다.

건별 및 일별 송금한도는 미화환산기준으로 영업점 7천불(약 750만원), 올원뱅크앱 3천불(약 322만원)이며 미달러화(USD) 또는 필리핀페소화(PHP)로 송금할 수 있다.

필리핀페소화로 바로 송금 시 고객은 이중 환전의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올원뱅크앱을 이용할 경우에는 송금수수료가 면제돼 더욱 저렴하게 연중무휴 24시간 필리핀으로 송금할 수 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은행계좌 보유율이 낮은 아시아 지역의 현지 은행과 협력해 무계좌해외송금 서비스 적용국가를 확대할 것”이라며 “비대면 해외송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개선해 고객의 편의성은 높이고 수수료 부담은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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