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2심 판결과 동일…원고 기술과 달라”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SK텔레콤이 특정 문구나 이미지를 받는 사람의 휴대전화에 표시하는 ‘레터링 서비스’의 기술 도용 의혹으로 200억원의 특허소송에 휘말렸지만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민사 1부는 원고 황모 씨가 SK텔레콤을 상대로 낸 특허권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을 지난달 26일 기각했다. 원고 패소한 원심을 인정한 판결이다.

이 소송은 황 씨가 “SK텔레콤이 자신들의 레터링 서비스를 도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레터링 서비스는 수신자의 휴대전화 단말기에 발신자가 설정한 텍스트나 이미지, 동영상이 표시하는 부가서비스다.

SK텔레콤의 레터링 서비스는 웹사이트나 전화번호로 연결하는 Biz SMS·MMS(Multimedia Message Service) 기능과 영상광고를 수신한 고객에게 맞춤쿠폰이나 상품 상세정보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황 씨는 SK텔레콤의 레터링 서비스가 자신들이 특허를 출원한 ‘광고 기능을 갖는 음성 기반 발신번호 표시 서비스 제공 방법 및 장치’와 ‘광고 포함 발신번호 표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 및 장치’ 2건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황 씨는 소송에서 SK텔레콤이 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고 손해배상으로 1인당 100억원씩 총 200억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황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12부는 “SK텔레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황 씨의 발명 범위에 속한다고 인정할 수 없고, 만약 범위에 속한다 하더라도 황 씨의 특허발명에는 무효 사유가 있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황 씨가 지난 2001년 이 기술을 특허로 등록했으나 등록료를 내지 않아 2009년 특허권이 소멸됐고 이후 추가 납부 기간에도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채 특허를 활용한 사업 가능성을 설명하는 사업제안서만 냈다는 이유다.

재판부는 또 “황 씨의 발명은 일반적인 기술자가 기존 발명으로부터 쉽게 발명해낼 수 있어 진보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특허법원 23부는 “SK텔레콤의 기술은 모두 이미 개발된 발명특허 서류에 들어있거나 통상의 기술자가 이미 알려진 기술을 결합해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며 “자유실시기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자유실시기술은 통상의 기술자가 이미 개발된 기술을 조금만 응용하면 용이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재판부는 이어 “SK텔레콤의 기술은 자유실시기술에 해당하므로 황 씨의 기술과 다르다”며 “따라서 황씨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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