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에만 900여개 증가…“진입장벽 쉽고 폐점은 어려워”

28일 서울 신길동에 위치한 CU영등포신길점과 GS25신길역점이 약 20m 간격을 두고 영업중이다. <사진=장은진 기자>
28일 서울 신길동에 위치한 CU영등포신길점과 GS25신길역점이 약 20m 간격을 두고 영업중이다. <사진=장은진 기자>

[현대경제신문 조재훈·장은진 기자][편집자주] 편의점이 ‘4만 시대’로 접어들면서 포화상태다. ‘한 집 건너 편의점’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서울 도심에서는 건물마다 편의점이 영업중인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는 2~3곳의 편의점이 한 건물에 입점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띈다. 업계는 이같은 출점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편의점 4사의 매출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점포별 매출은 오히려 줄고 있다. ‘포화시대’에 접어든 편의점업계의 상황을 짚어본다.

국내 편의점 수는 지난 3월 말 기준 4만192개를 돌파했다. 특히 지난 2016년 새로 문 연 점포는 6천324곳, 폐업한 곳은 2천여곳으로 조사됐다. 편의점 1곳이 사라질 때 3곳이 새로 생겨난 셈이다.

편의점 시장 규모도 약 22조4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1년전(20조3천억원)보다 10.3% 늘어난 규모다.

문제는 매출 규모보다 점포 수가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지난 1년 사이 업체마다 편의점 점포 수는 약12%씩 증가했다.

편의점 업계 1위 BGF리테일의 CU 점포수는 3월말 기준 1만2천735곳이다. 이는 2017년 1만2천503곳에서 232곳(13%) 늘어난 수치다.

업계 2위인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의 점포수는 3월 말 기준 1만2천635곳이다. 2017년과 비교해 206점 순증했다.

 
 

세븐일레븐의 점포수는 3월 말 기준 9천371곳이다. 2017년 말 9천217곳에서 154곳이 더 문을 열었다.

이마트24는 점포수를 2천949곳까지 늘렸다. 이는 전분기 대비 297개 늘어난 수치다.

점포 수는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지만 각 업체들의 실적은 주춤하고 있다.

GS25의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 증가한 1조4천79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9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7.3% 급감했다. 

200억원을 하회하는 1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CU를 운영중인 BGF리테일의 1분기 영업이익은 26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5% 감소했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11월 BGF에서 인적분할됐다. 지난해 11월과 12월로 전분기 실적을 집계한 것을 감안하면 영업이익 감소폭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은 1조3천166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24는 전년 동기 대비 59% 늘어난 2천76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12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편의점 가맹본부의 영업실적이 악화되는 가운데 점포 당 매출도 줄어들고 있다. 결국 ‘파이 나눠먹기’에 따른 착시효과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편의점 점포 당 매출은 지난해 2월 사상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3.5%)를 기록했다. 이후 올해 1월까지 12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편의점 업계 전체 매출 성장률은 2015년 26.5%, 2016년 18.2%, 2017년 10.9%로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다.

인구 대비 편의점 수도 ‘편의점 대국’으로 불리는 일본을 넘어섰다. 일본의 편의점 수는 2천200명당 1곳 꼴이다. 이와 비교해 국내 편의점은 1천300명당 1곳이 운영중으로 이미 국내 편의점의 점포당 수입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재운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프랜차이즈업계에서 늘 문제가 되는 게 출점 경쟁”이라며 “본사 입장에서는 점포를 늘리는 것도 좋지만 가맹점 입장에서는 포화 상태로 보이는 상권을 보호해줘야 하는데 그게 이뤄지지 않아 생기는 문제이기 때문에 ‘상생’이라는 인지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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