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발 예상…"쉽지 않은 결정"

<사진=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현대경제신문 장은진 기자] 대한항공과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이 중국 정부의 일원화 표기 요청에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14일 항공업계 관계자는 “홍콩, 마카오 등 지역의 수정은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지만 대만은 반중감정에 민감한 지역”이라며 “면세점에 상품 설명이나 매장 안내 등이 중국식으로 표기돼 있으면 손님들이 그냥 나갈 정도”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달 초 외국 항공사들에게 대만, 마카오, 홍콩 등을 중국으로 표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시한은 이번달 25일이다.  

중국 정부의 요구에 해당 노선을 운영 중인 국내 항공사들은 난감한 입장이다. 대만의 극심한 반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규모만 놓고 보면 중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지만 대만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쉽지 않은 선택이다.

특히 대만 노선이 많은 항공사들의 경우 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중국 노선 10개 중 4개가 홍콩, 마카오, 대만 지역이다. 티웨이 항공의 경우 김포, 대구, 부산 등에서 가오슝, 타이베이로 연결되는 대만지역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그밖에 진에어, 이스타항공, 대한항공 등도 가오슝, 타이베이 등 대만지역 노선을 운행 중이다. 이들 항공사는 현재 대만을 동남아 지역으로 분류해 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 문제는 내부에서도 민감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일단 전반전인 분위기를 보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 항공사 중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은 재빠르게 중국의 요구 조건을 수용했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은 최근 대만과 관련된 정보 분류를 ‘동남아시아’에서 ‘중국·홍콩·마카오·대만’으로 수정했다.

항공권 예매 카테고리도 기존 동남아에서 중국·홍콩·마카오·대만으로 변경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대만과 중국을 동일 카테고리로 수정하자 대만에서 즉각적으로 반발하고 나선 것으로 안다”며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중국 노선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고 에어서울은 대만 노선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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