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위 감리위 심의, 23일 증선위서 최종 결정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금융감독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간 분식회계 공방전이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 금감원 조사 결과를 넘겨받은 금융위원회는 빠르면 23일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어떤 결론이 내려지냐에 따라 금감원와 금융당국 또는 삼바와 삼성그룹 중 한 곳의 대외 신뢰도가 크게 추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17일 감리위원회를 열고 삼바 분식회계 혐의 건을 심의한다. 이날 결론이 나오면 23일 개최 예정인 증권선물위원회 회의에서 삼바 분식회계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내려진다.

일각에선 사안의 중요도를 고려, 감리위와 증선위가 몇 차례 더 진행된 뒤 금융위 최종 판단이 내려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지난 1일 금융감독원은 “3월부터 두 달간의 특별감리 결과 삼바의 분식회계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2011년부터 4년 연속 적자를 내던 삼바는 2015년 1조9천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당시 삼바는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를 관계사로 변경, 2천9백억원대였던 에피스 지분가치를 4조8천억원으로 재평가했고 이를 회계상 투자이익으로 장부에 반영했다.

금감원은 삼바가 지분 91.2%를 보유한 에피스를 자회사에서 관계사로 전환한 것에 대해 ‘지분율 등을 고려할 때 분식회계 목적’이었다고 판단했다.

에피스의 관계자 전환 목적에 대해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때문’이라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오너가 지분율이 높은 제일모직이 삼바 지분 46%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비율 판단에 영향을 주고자 이 회사의 지분 가치를 무리하게 끌어 올렸다는 것이다.

반면 삼바 측은 에피스 관계사 전환에 대해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에피스는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사인데 당시 바이오젠 측에서 에피스의 나스닥 상장을 고려 지분 50%-1주를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 행사 가능성을 시사했고 ‘지배력을 상실했다’는 자체 판단 아래 자회사에서 관계사로 전환했다는 주장이다.

금감원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의사 표시 역시 삼바 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삼바는 금융위의 분식회계 조사 결과에 따라 소송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삼바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업계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중심으로는 분식회계가 맞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지난 8일에는 법무법인 한누리 부설기관 여의도투자자권익연구소에서 ‘삼바 분식회계는 사실’이라 주장하며, “바이오젠 CFO가 단순 투자라고 말했다”고도 밝혔다.

반면 법조계 및 국내 회계학계 고의 관계자 중심으로는 “국제회계 기준 상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금융위는 “금감원 조사 결과를 존중한다”면서도 조사의 합리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감리위 회의 때 제3자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한 ‘소위원회’를 활용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금융위 조사 결과가 어떤 식으로 나오든 금감원 또는 삼바 중 한 곳은 대외 신뢰도에 있어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바 분식회계 의견이 금융위에서 받아드려지지 않을 경우 금감원이 막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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