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유통사 역량 따라 성패 갈릴 듯”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이어 셀트리온도 영국에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판매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두고 두 회사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영국에서 유방암·위암 치료용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사진)의 판매를 시작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지난 2월 유럽의약품청(European Medicines Agency·EMA)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은 지 3개월만이다.

허쥬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허셉틴이다. 허셉틴은 제넨텍이 개발하고 로슈가 판매하는 유방암·위암 치료제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71억8천만달러(약 7조7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 상반기 안에 독일과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아일랜드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허쥬마를 출시하고 연말까지 유럽 전역으로 판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유럽 의약품 시장은 90% 이상이 입찰로 공급된다”며 “유럽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도하는 영국에서 허쥬마를 출시한만큼 주변국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풍부한 임상 데이터와 빠른 주입 속도 등의 강점을 앞세워 유럽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허쥬마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또다른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인 ‘온트루잔트’와 경쟁하게 된다.

온트루잔트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첫 번째 항암 항체치료제다.

지난해 9월 유럽의약품청(European Medicines Agency·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ommittee for Medicinal Products for Human Use·CHMP)로부터 허가승인 권고 의견을 받은 뒤 3개월 뒤 EMA 판매허가를 받았다.

유럽에서 최초로 허가받은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다.

온트루잔트는 지난 3월 영국에서 판매가 시작됐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판매허가 당시 “기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Anti-TNF-α)제품 뿐 아니라 항암 항체치료제 분야에서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연구개발(R&D) 역량을 인정받았다”며 “고품질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유럽 항암시장에서도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여 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패는 유럽 유통사의 영업능력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바이오시밀러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퍼스트무버(first mover·선두 주자) 여부가 중요했으나 요즘에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며 “결국 현지 유통사의 역량에 따라 실적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허쥬마의 유럽 유통사는 먼디파마며 온트루잔트는 MSD다.

MSD 관계자는 “온트루잔트가 영국 환자들에게 허셉틴의 치료 대안이 될 것”이라며 “저렴한 약가로 의료 재정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알베르토 마르티네즈(Alberto Martinez) 먼디파마 CEO는 “먼디파마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함께 램시마, 트룩시마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선보인 전례가 있는 만큼 허쥬마도 유럽 시장에 조기에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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