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서비스 현지화 효과 나타나기 시작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시중은행들의 현지 금융사 인수합병(M&A) 전략을 활용한 글로벌 사업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서비스 현지화 실패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던 과거 기억을 뒤로 하고 현지 금융사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안착하는데 성공, 최근 눈에 띄는 수익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은행들은 그동안 신(新)수익원 발굴을 위해 금융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영업 확대를 지속해왔다.

그러나 2008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해외영업의 핵심이자 장기과제인 현지화 노력보다 부실 점포의 영업 정상화 등에 집중하면서 수익성 개선에는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은행의 해외 지점 서비스 현지화는 2014년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소다라은행) 인수를 시작으로 은행들이 현지 금융사 인수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본격 개선되기 시작했다.

고객과 점포를 다수 거느린 현지 은행 인수는 나라별 해외지점 현지화 지표에서 3~4등급에 머물러 있던 은행들의 수준을 1~2등급으로 끌어올렸다.

금융감독원이 국내은행 해외지점의 현지 밀착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현지화 평가제도’는 현지직원비율, 현지차입금비율, 현지예수금비율, 현지자금운용비율, 현지고객비율 등을 5개 지표에 의해 평가한다.

은행의 해외지점 서비스 현지화 성공은 2~3년이 지난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2017년 말 기준 은행의 해외지점 총 자산은 1천48억8천만달러(약 113조3천228억원)으로 전년말(958억4천만달러) 보다 9.4%(90억4천만달러) 증가했다.

지난 2015년 은행 해외지점 총 자산이 전년 대비 1% 상승하는데 그친 것 과 비교해 높은 증가폭이다.

2017년 중 은행 해외지점의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6억5천100만달러) 보다 23.9% 증가한 8억700만달러(약 8천715억6천만원)을 기록하며 크게 올랐다.

은행의 해외지점이 괄목할만한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해외지역을 선점하기 위한 은행권의 현지 은행 M&A 추가 진행 움직임도 분주하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5일 인도네시아 미트라니아가(Mitraniaga) 은행과 조건부 주식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 체결은 지난 11월 아그리스(Agris)은행과 조건부주식인수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두 번째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 인수다.

신한베트남은행을 현지 외국계은행 중 1위로 키워낸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현지 은행인 이스트웨스트은행 인수전에 참여하는 등 필리핀 시장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현지은행 인수로 출범한 해외지점들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 시작하면서 현지은행 M&A가 은행 해외 진출의 트렌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지은행 인수는 ‘해외진출 국내 기업 돕기’라는 단순했던 과거 해외진출 목적을 현지고객 대상의 다양한 사업으로도 확대시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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