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이어 호주서 리툭산 바이오시밀러 경쟁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셀트리온이 유럽에 이어 호주에서 리툭산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두고 산도스(Sandoz)와 경쟁을 펼치게 됐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호주에서 트룩시마 판매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트룩시마는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스 림프종과 류마티스관절염 등의 치료에 쓰이는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다.

트룩시마의 오리지널의약품은 바이오젠이 개발하고 로슈가 판매하는 리툭산이다.

리툭산은 혈액암과 류마티스관절염, 면역반응억제 등에 사용되는 항암제로 지난해 전세계에서 92억달러(9조8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세계 의약품 중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리툭산은 호주에서 1천15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리툭산의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를 개발, 최근 호주 연방의료제품청(Therapeutic Goods Administration·TGA)으로부터 혈액암 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로 판매허가를 받았다.

트룩시마는 호주에서 산도스의 릭사톤(Rixathon)과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호주에서는 산도스가 리툭산 바이오시밀러 판매허가를 받았다”며 “다만 아직 판매를 시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산도스는 다국적제약사인 노바티스의 자회사다.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암젠, 화이자와 함께 선두권 업체로 꼽힌다.

셀트리온과 산도스는 이미 유럽 리툭산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트룩시마·릭사톤으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허가는 셀트리온이 빨랐다. 유럽의약품청(European Medicines Agency·EMA)은 트룩시마를 비호지킨 림프종과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지난해 2월 판매를 허가했다.

셀트리온은 허가 2개월 뒤 영국의 50여개 병원에 트룩시마를 공급했으며 이들 병원에서 수백명의 혈액암 및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에게 투약됐다.

산도스도 지난해 6월 유럽 EMA 허가를 받아 릭사톤 판매를 시작했다.

두 제품 모두 실적이 좋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트룩시마 수출로 지난해 3천8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트룩시마의 허가지역이 유럽 뿐이라는 점을 보면 이 매출은 모두 유럽에 올린 실적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영국과 네덜란드에서 리툭산 시장의 30% 이상을 잠식했다.

산도스도 실적발표에서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에렐지와 릭사톤 출시로 유럽 시장에서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미국에서도 경쟁이 임박한 상황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FDA)에 판매허가를 신청했으며 산도스는 3개월 뒤인 지난해 9월 FDA에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다만 셀트리온의 허가는 다소 지연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FDA로부터 허가 관련 자료 보완을 요구하는 ‘최종 보완요구 공문(Complete Response Letter·CRL)’을 수령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이 문서는 지난 1월 FDA로부터 전달받은 ‘의약품 생산 설비 및 제조 과정의 보완자료 요청에 대한 워닝레터(Warning Letter)’에 따라 현재 심사 중인 트룩시마·허쥬마 허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룩시마와 허쥬마에 대한 허가 보류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룩시마의 미국 허가는 빠르면 올해 4분기 가능할 것으로 전망돼 당초 허가 예상 시점보다 5~6개월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양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FDA 허가 보류로 기존에 예상된 올해 하반기 허가가 아니라 내년 상반기 본격 출시 가능성을 전망한다”고 예상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트룩시마는 올해 유럽 전지역에 판매되면서 매출 증가세를 견인할 것”이라며 “다만 미국 허가는 당초 올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로 연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툭산 바이오시밀러는 셀트리온과 산도스 외에도 화이자와 암젠, 아키젠바이오텍이 개발 중이다.

화이자는 임상 3상에 성공했고 암젠은 3상을 진행 중이다. 아키젠바이오텍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합께 세운 곳으로 국내와 미국에서 각각 3상과 1상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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