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영향…신규 분양도 없어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이번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이달 초부터 시행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강화의 영향으로 급감하고 있다.

‘청약 로또’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던 신규 아파트 분양도 이번달 들어 3주째 없다.

1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2천941건(신고 건수 기준)으로 일평균 196건이 신고됐다.

이는 지난해 4월 일평균 거래량(257.8건)보다 23.97% 감소한 것이자 지난달 일평균 거래량(449.5건)보다는 56.39%나 줄어든 숫자다.

이 같은 감소세는 이번달부터 집값 급상승지역 다주택자의 양도세가 늘어난 탓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 1일부터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집을 팔면 이전보다 세금부담이 크게 늘어나도록 양도세 부과 기준을 강화했다. 2주택 보유자는 기본세율(6~42%)에 10% 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 포인트가 중과된다.

조정대상지역은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 성남, 하남, 고양, 광명, 남양주, 동탄2, 세종, 부산 해운대·연제·동래·수영·남·기장·부산진구 등 40곳에 달한다.

이에 지난달에는 다주택자들이 내놓은 급매물들이 팔리며 거래 신고 건수가 3월 거래량 가운데 역대 최대인 1만3천935건을 기록했다.

또 지난달 26일부터는 개인이 금융회사에 상환해야 하는 연간 대출 원리금 대비 연 소득 비율을 뜻하는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제가 도입됐다. 여기에는 신용대출과 자동차할부금, 카드론 등 모든 종류의 부채가 들어간다.

매수인에게 부담스러운 규제다.

거래량 감소는 강남권에서 두드러졌다. 15일 기준 강남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88건으로 일평균 6.3건이다. 작년 4월(16건), 올해 3월(25.3건)과 비교해 각각 60.7%, 75.1% 감소한 숫자다.

서초구의 거래량도 76건으로 하루 평균 5.4건이 신고되는 데 그쳤다. 올해 3월(18건) 대비 69.9% 줄어든 수치다.

송파구와 강동구도 4월까지 신고 건수가 각각 136건, 124건을 기록해 작년 4월 일평균 거래량의 절반에 그쳤다.

이처럼 거래가 급감하자 신규 아파트 공급도 끊겼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4월 셋째주 서울에서 문을 여는 아파트 견본주택은 없다. 4월 첫째주와 둘째주에 이어 3주 연속 견본주택 개관 ‘제로’다.

서울에서는 지난달만 해도 디에이치자이 개포가 3.3㎡당 평균 4천만원이 넘는 고분양가에도 ‘청약 로또’라 불리며 마감에 성공하고 당산 센트럴 아이파크와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도 높은 경쟁률로 마감하는 등 분양시장이 흥행을 이어갔지만 이번달은 새 아파트 공급이 전무하다.

시세도 하락 중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4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 시세는 0.13% 상승했다. 지난주보다 0.03%포인트(p) 떨어진 수치로 9주 연속으로 상승률이 하락했다. 서울 재건축아파트는 0.04% 오르는데 그쳐 30주만에 최저였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3월까지 양도세 중과 시행을 피하려는 매물이 소화된 이후 4월 들어서는 거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매도ㆍ매수 문의 모두 관망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실수요 위주의 거래가 간혹 이뤄지며 상승세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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