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의 생태계를 새롭게 설계해 문화적 가치 발전 도모

가파도 전경.<사진=현대카드>
가파도 전경.<사진=현대카드>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현대카드는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가파도 프로젝트’를 진행해 새롭게 거듭난 가파도를 선보인다고 12일 밝혔다.

‘가파도(加波島)’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모슬포 남쪽 바다에 위치한 면적 약 0.84km2의 작은 섬으로 현재 약 17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카본프리 아일랜드(Carbon-Free Island)’로 깨끗한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있는 가파도는 매년 열리는 청보리 축제에만 6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을 정도로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3천300개가 넘는 섬이 있지만 자연 경관과 낚시 등 레저활동 장소를 넘어 그 섬만이 지닌 특별한 매력으로 주목 받는 섬은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또 특정 시기에 섬을 찾는 사람들이 집중되거나 전체 방문객이 늘면서 섬의 자연환경과 상권 등 고유한 생태계가 훼손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현대카드와 제주특별자치도청은 이 같은 우리나라 섬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지난 2012년 제주특별자치도 내 가파도를 새로운 패러다임의 섬으로 바꾸는 ‘가파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현대카드는 제주특별자치도청과 함께 가파도 특유의 자연 환경과 고유한 매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섬에 새로운 컨셉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키기 위한 변화’라는 현대카드의 사회공헌(CSR)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현대카드는 ‘가파도 프로젝트’를 통해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경제, 문화가 공존하는 가파도만의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했다.

단순 개발이나 정비사업의 차원을 넘어 가파도 프로젝트만의 새로운 철학과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현대카드는 건축가 최욱이 이끄는 ‘원오원 건축사무소’와 함께 오랜 기간 가파도의 식생과 문화, 역사 등을 연구했다.

현대카드는 가파도의 자연 생태계를 회복시키고 유지하는데 심혈을 기울였으며 새 건축물을 세우는데 역점을 두기보다는 기존 건물을 최대한 활용했다. 신규 건축물을 만들 때는 가파도 특유의 나지막한 지형과 기존 가옥들을 존중하고 보호했다.

주민 활용도가 낮았던 일부 해안도로는 자연 상태로 복구해 단절됐던 생태 순환을 회복시켜 이를 통해 섬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가파도 고유의 경관과 자연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대카드와 제주특별자치도청은 자립적인 경제 시스템도 새롭게 구축했다. 가파도에서 생산되는 농어업물 가공품의 개발과 판로를 확대했고 여객선 매표소, 숙박시설, 스낵바 등 여행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신설했다.

가파도하우스 외부(완쪽·신경섭 작가)와 어업센터 레스토랑(천호정 작가).
가파도하우스 외부(완쪽·신경섭 작가)와 어업센터 레스토랑(천호정 작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새롭게 탄생한 사업들을 마을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도록 했다. 가파도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이 지역에 다시 환원되도록 한 것이다.

아울러 현대카드와 제주특별자치도청은 지속 가능한 순환 시스템을 정착시키려면 가파도의 문화적 가치가 발전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해 국내외 예술가와 문학가, 인문학자 등이 거주하며 문화 활동을 하는 ‘가파도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Aritist in Residence, AiR)’를 신설했다.

본관과 2개의 별관으로 구성된 ‘가파도 AiR’에는 작가들의 개인 숙소와 작업공간, 갤러리, 테라스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 곳에 거주하는 작가들은 독특한 가파도의 자연환경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 활동에 매진하면서, 섬 전체에 새로운 활력과 문화의 기운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지난 6년여 동안 담당자들이 서울과 제주를 오고 간 거리만 지구 열 바퀴에 이를 정도”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가파도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가파도 주민들과 수시로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파도 프로젝트는 완성된 것이 아니라 본격적인 출발선에 선 것”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가파도가 더 살기 좋은 섬, 사람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선물하는 섬으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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