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好)실적, 악재 누그러트려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사진) 3연임이 최종 확정됐다. 채용비리 파문에 더해 금융당국과 마찰, 노조 반대 등 연임을 가로막는 악재들이 적지 않았으나, 임기 중 보여준 탁월한 경영능력과 조직관리 능력 등이 더 인정받은 모습이다.

23일 오전 10시 열린 하나금융 정기주주총회서 김정태 회장의 단독 사내이사 선임 건이 통과됐다. 전체 주주 중 78.9%가 주총에 참석, 84.6%가 찬성표는 던졌다. 반대는 15%, 기권은 0.4%였다.

하나금융 측은 “사내이사 후보가 김 회장 뿐이라 사내이사로 선임됨과 동시에 3연임이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의 새 임기는 2021년 3월까지 3년간이다. 2012년 첫 회장직에 오른 김 회장으로서는 9년 임기를 모두 마칠 시 하나금융 역대 최장수 회장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됐다. 김정태 회장 전임이었던 김승유 회장은 7년간 금융지주를 이끌었다.

김정태 회장의 3연임 성공에 대해 업계는 ‘실적이 악재를 넘어섰다’고 평가 중이다.

금융권 전체를 뒤흔들어 놓은 은행권 채용비리 파문 관련 하나금융은 특별관리 지원자 명단 및 명문대 지원자 우대 등 특혜채용 정황이 금융감독원 현장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모두 김정태 회장 재임 중 발생한 일들이다.

채용비리 현장조사 후 진행된 금융당국 주도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대해선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윤종규 KB금융 회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김정태 회장과 하나금융은 채용비리 의혹 및 지배구조 개선 등을 두고 하나금융 사장 출신 최흥식 전 금감원장과 날선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최 전 원장이 하나금융 사장 재직 당시 특혜채용에 관여했다는 의혹 속 자진사퇴한 직후에는 하나금융 배후설이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김정태 회장 3연임에 대해선 KEB하나은행 노조 역시 강하게 반대해 왔다.

노조 측은 김 회장 3연임에 대해 “사실상의 셀프연임”이라 반발하며,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김 회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잇따른 악재에도 불구 김정태 회장은 주주들의 압도적 지지를 이끌어 냈는데, 지주 회장으로서 보여준 경영능력, 조직관리 능력이 좋은 평가를 듣고 있다.

김정태 회장 부임 후 하나금융은 꾸준한 실적 개선을 이어 왔고, 지난해 경우 사상 첫 당기순이익 2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핵심 계열사인 KEB하나금융의 선전 덕분으로 김 회장은 구(舊)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유기적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등 은행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을 잘 마련했고, 지주 전체의 자본건전성을 개선시킨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이에 하나금융 주주의 70%를 넘게 차지하는 외국인 주주들이 김 회장의 3연임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대주주인 국민연금 역시 김 회장 연임에 대해 특별한 반대의견을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회장이 하나금융 단독 사내이사로 남겨되며, 향후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KEB하나은행 노조는 주총 직후 성명을 내고 “김 회장이 CEO로서 적합한 지 아닌 지는 금융당국과 사법당국에 의해 확정될 것”이라며 “남은기간 동안 국민의 신뢰와 직원들의 자신감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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