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신임 사장 공모...2016년 8월 이후 세 번째 CEO 변경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대우건설의 사장이 또 바뀐다.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해외사업 부실의 책임을 물어 송문선 현 사장을 해임시키는 탓이다.

대우건설 임직원들은 지난 2016년 8월 박창민 전 사장이 취임한 이후 2년이 지나기도 전에 세 번째 사장을 맞이하게 됐다.

산업은행은 “조속한 시일 내 대우건설 신임 CEO 선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지난 21일 밝혔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내·외부 출신을 가리지 않고 전문 헤드헌팅 회사의 시장조사와 공개모집 절차를 병행해 적격자를 발굴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우건설 사장 교체는 최근 임원 인사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분석된다.

대우건설은 지난 19일 해외 현장 손실에 대한 책임경영을 실천한다는 명목으로 본부장급 임원의 절반인 6명을 내보내는 인사를 단행했다.

토목사업본부, 플랜트사업본부 등 3개 핵심 사업 본부를 총괄하는 전무직을 폐지하고, 토목사업본부장, 인사경영지원본부장, 조달본부장, 기술연구원장, 품질안전실장 등 5개 자리에 각각 직무대리를 임명했다.

대우건설은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장기 주문 제작한 기자재에 문제가 생긴 것을 올해 초 발견하고 재제작에 들어가며 작년 4분기 실적에 3천억원의 손실을 반영했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호반건설의 인수 포기를 불러온 해외사업 적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해외 현장 손실로 연초 목표로 했던 전망을 달성하지 못한 점에 따른 책임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본부장급 임원 일부에 대한 교체를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주주인 산업은행 담당자에 대한 징계는 없었고 해외사업과 직접 관련된 플랜트본부장, 재무관리본부장, 리스크관리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은 그대로 나눠 논란이 일었다.

대우건설 노조는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건전한 발전이 담보되는 매각이 아닌 자금 회수에만 눈이 먼 졸속·밀실·무책임 매각을 자행했고 결국 좌초됐다”며 “전영삼 산업은행 부행장을 비롯한 산업은행은 책임을 어느 누구 하나 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어 “매각 실패는 대우건설의 공정한 관리에 대한 실패”라며 “산업은행의 무책임한 지배개입과 경영간섭의 발로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산업은행은 늘 그래왔듯 또 다시 대우건설을 향해 그 책임을 묻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에 새로운 사장이 선임되면 대우건설은 최근 2년 사이 세 명의 CEO를 맞이하게 된다.

사업 부진의 책임을 묻는 차원이라지만 국내 3위의 대형건설사 사장이 빈번하게 바뀌면서 사업안정성은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쓴 소리를 하는 임원은 언제든지 해고해 버리는 행태를 서슴지 않으면서 대우건설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발뺌하고 컨설팅 결과를 핑계로 경영간섭을 일삼으며 책임만 대우건설로 떠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