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親)정부 성향, 이사회 독립성 침해 우려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주요 금융그룹 주주총회서 사외이사 신규 선임이 핵심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사외이사 후보자 중 상당수 친(親)정부 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은 물론 현직 금융지주 회장 내지 특정 주주 집단과 가깝다고 알려지며 이사회 독립성 침해 우려가 나오는 탓이다.

22일 신한금융을 시작으로 23일 KB금융그룹·우리은행·하나금융, 30일 농협금융 등 주요 금융그룹의 정기 주주청회가 개최된다. 또 우리은행을 제외한 모든 금융그룹에서 사외이사 신규 선임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각사 사외이사추천위원회(사추위) 추천을 받은 사외이사 후보들이 과거처럼 손쉽게 주총을 통과하진 못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영 독립성 확보 및 경영진 감시 목적의 사외이사 제도 운영 원칙을 지켜내기에는 일부 사외이사 후보들의 과거 전력이 이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 탓이다.  

금융그룹 중 가장 먼저 주총이 열리는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독립성 확보 차원에서 복수 외부자문기관을 통해 후보 추천을 받았다고 밝혔으나, 사외이사로 신규 추천된 박병대·김화남·최경록 후보 등 3명 모두가 인선 관련 잡음에 휩싸여 있다.

대법관 출신 박병대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연수원 동기라는 게, 김화남·최경록 후보는 신한금융 재일교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점 등이 경영진 독립성 침해 우려를 낳고 있다.

KB금융은 선우석호·최명희·정구환 후보 등 사추위 추천 후보 3명과 노조 추천 권순원 후보의 선임 여부가 주총에서 확정된다.

이 중 선우석호 후보, 정구환 후보는 친정부 인사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둘 모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경기도 동문이고, 정 후보의 경우 참여정부 시절 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장까지 역임했다.

숙명여대 교수로 재직 중인 권순원 후보의 사외이사 선임 건은 국내 금융권 내 첫 노동이사제 도입 사례가 될 수 있어 특히 큰 주목을 받고 있으나, 국제 의결권 자문사의 선임 반대의견 피력 등 현재까지 흐름은 선임 건 부결에 가깝다.

하나금융 주총에서는 백태승·박시환·김홍진·양동훈·허윤 등 5명의 사외이사 후보 선임 건이 논의된다. 

이들 중에선 박시환 후보가 친정부 인사로 분류된다. 박 후보는 신한금융 사외이사 추천을 받은 박병대 후보와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2기 동기이며, 참여정부 시절 대법관을 지낸 인물이다.

한편 농협금융에서도 기존 4명의 사외이사 중 민상기·전홍렬·손상호 등 3명이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으나, 이들의 후임 인선에 대해선 아직 사추위 결론이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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