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예약좌석 부족…대체상품 구매 실용성도 떨어져

 
 

[현대경제신문 장은진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로 항공권 예매가 어려워 고객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각각 지난 2008년 7월, 10월부터 마일리지 적립 유효기간을 10년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각각 올 7월과 10월부터 2008년 이후 적립한 마일리지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자동 소멸된다.

항공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임박한 소비자들은 소멸되기 전에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매하려 했지만 좌석 부족으로 사용을 못하게 돼 노심초사다.

마일리지로 구매 가능한 좌석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마일리지로 예약 가능한 좌석을 운항노선, 시즌 등에 따라 10~20%만 배정하고 있다.

배정 좌석이 한정돼 있다보니 성수기에는 마일리지를 통한 항공권 예매가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다. 비수기에도 마일리지로 좌석을 구하기가 어렵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영하는 인천-오사카 노선의 경우 일반 예약좌석은 이달 20일부터 잔여석이 남아 있어 일반 구매가 가능하다. 반면 마일리지로 예약 가능한 좌석은 4월 1일까지 없다.

국내선의 경우에도 수요가 높은 금요일 제주행 항공권은 마일리지 잔여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일리지로 좌석을 업그레이드할 경우에도 사용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일부 항공노선의 경우 마일리지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는 좌석 수는 제한돼 있다.

마일리지로 예약 가능한 항공좌석에 비해 소비자들이 올해 말까지 소진해야 하는 항공 마일리지 비율이 높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유효기간이 올해 말까지인 마일리지 중 30% 가량이 아직 사용되지 않았다.

항공권 구매가 힘들어 마일리지로 호텔 숙박권, 마트 상품권 등의 대체상품을 구매할 경우 가치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대한항공은 플라스틱 모형 비행기를 3만4천 마일리지에 판매 중이다. 3만 마일리지로 구매 가능한 비수기 일본 왕복 항공권의 일반 구매 가격은 60만~70만원이다. 플라스틱 모형비행기와 60만원대의 일본 왕복 항공권을 맞바꾸는 셈이다.

마일리지로 구매 가능한 대체상품인 테디베어 세트는 1만2천 마일리지다. 1만 마일리지인 김포-제주노선 왕복항공권보다 비싸다. 제주퓨어워터 세트, 여행용 담요 세트는 6천 마일리지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도 이마트나 공항버스 등에서 사용할 경우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

아시아나항공은 1만 마일리지로 약 20만원인 김포-제주노선 왕복항공권을 살 수 있다. 이 경우 1마일리지의 가치는 20원이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로 공항버스를 이용할 경우 1만6천원 당 2천마일리지가 사용된다. 이 때 1마일리지 당 8원으로 떨어진다. 또 이마트에서 아시아나항공 1천428 마일리지를 사용해야 약 1만원이 할인된다. 1마일리지의 가치가 7원인 셈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고객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한 것”이라면서도 고객들의 불편사항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마일리지 관련 자료와 내용에 대해서는 영업 기밀이라 자세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