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알아서 찾아오는 시대 끝났다”

업비트 포털·메신저 가상화폐 시세 정보 제공 서비스(왼쪽)와 가상화폐 전용 홈트레이딩시스템(HTS)‘빗썸PRO’서비스 이미지.
업비트 포털·메신저 가상화폐 시세 정보 제공 서비스(왼쪽)와 가상화폐 전용 홈트레이딩시스템(HTS)‘빗썸PRO’서비스 이미지.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가상화폐 시장이 잦은 가격 폭·등락과 시들해진 투자자 관심으로 위축되자 고객 유지 및 유치를 위한 거래소드의 마케팅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거래 수수료 할인 등 단순 오픈 기념 이벤트에서 접근성, 편의성을 높인 서비스 부문 경쟁까지 서비스 경쟁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가상화폐 시장의 거래량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때 하루 최대 거래액 10조원, 일평균 거래액이 5조원에 육박했던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현재 일평균 거래액은 절반가량 줄어든 2~3조원 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빗썸’, ‘코인원’ 등 다른 거래소의 일평균 거래액 역시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가상화폐 거래실명제가 도입된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은행들이 신규거래 계좌 개설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신규 투자자 유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않았다. 이에 기존 고객군에서 거래소끼리 고객을 뺏고 빼앗기는 ‘제로섬 게임’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거래소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지난 14일 업계 최초로 국내 양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 다음과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등에 가상화폐 시세 정보를 동시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 동안 가상화폐 시세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거래소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APP)에 접속해야 했다.

이번 서비스를 통해 업비트 시세 정보는 포털에서 통합검색 결과로, 모바일 플랫폼 카카오톡에서는 샵(#)검색으로도 제공된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네이버, 다음, 카카오톡에 모두 가상화폐 시황 정보를 제공해 이용자들의 접근 편의성을 크게 높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가장 편리하고 효과적인 투자환경을 제공하도록 서비스 혁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빗썸 역시 뒤질 수 없다는 듯 같은 날 포털 시세 정보 제공계획을 밝혔다.

빗썸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 시세 제공 서비스를 위해 16일 네이버와 제휴를 맺는다”며 “빗썸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 시세를 네이버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와 연동해, 실시간으로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빗썸은 가상화폐 전용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빗썸PRO’도 내놓았다. 많은 고객이 동시에 접속하거나 시세가 급등락하는 상황에서도 거래중단이나 시스템 다운 등의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고 예방에 주안점을 둔 서비스다.

빗썸PRO는 PC에서는 전문가용 HTS로, 모바일에서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활용 가능하다.

빗썸 관계자는 “주식 매매에 사용하는 시스템을 가상화폐 거래소에 최적화해 제작된 시스템으로 빠른 속도와 안정된 트레이딩이 강점”이라며 “어디에서나 실시간으로 빠른 거래를 할 수 있게 한 HTS의 기능을 모바일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편의성을 더했다”고 말했다.

한·중 합작 가상화폐 거래소 지닉스의 경우 증권사 주식 종목 분석 리포트와 비슷한 형식의 ‘가상화폐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코인의 개념부터 기술적인 특징, 개발진 소개와 이들이 추구하는 목표, 투자요인 등이 자세히 설명돼있어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 가상화폐거래소 관계자는 “가상화폐 투자 열풍을 따라 고객들이 알아서 거래소를 찾아오는 시대는 끝났다”며 “시장 잠식 우려로 신규 고객 유입도 둔화되고 있어 차별화 된 서비스 제공을 통해 다른 거래소로부터 고객을 뺏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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