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세상’…신비주의 전략으로 희소성 높여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초특급 VVIP’ 고객으로 산정되는 연회비 200만원 이상 카드 상품의 혜택이 베일에 가려져 고객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가계부채 증가, 위축된 소비 심리 등 불경기 속에서도 희소성 있는 카드 소유 만족감과 고급 바우처(Voucher)를 제공받기 원하는 고객들의 프리미엄 카드 발급 수요가 꾸준하다.

프리미엄 라인 중에서도 VVIP 카드로는 국내에서 가장 비싼 연회비 250만원의 현대카드 ‘더 블랙 에디션2’과 연회비 200만원의 삼성카드 ‘라움 오’, KB국민카드 ‘탠텀’, 하나카드 ‘클럽 1’ 등이 꼽힌다.

해당 카드들은 개인의 신청보다 카드사의 고객 초청으로 발급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수입이나 월 카드 사용액이 많다고 해서 VVIP 카드가 발급되는 것이 아니며 사회적 위치와 영향력까지 고려 대상이 된다.

카드사 별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각 사가 발급하는 카드 상품들을 상세한 혜택 내용과 함께 살펴볼 수 있지만 VVIP 카드 상품에 대한 정보는 자세히 공개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카드사 고객센터에 직접 문의해 봐도 발급 대상에 선정되지 않는 이상 공개를 거부한다. 제한된 발급과 비밀스러운 혜택으로 만들어진 ‘그들만의 세상’인 셈이다.

가장 정체가 불분명한 카드는 삼성카드의 ‘라움 오’와 KB국민카드의 ‘탠텀’이다.

이 카드들이 제시하는 혜택은 항공, 명품, 골프 등 키워드로만 정립할 수 있다.

삼성카드의 ‘라움 오’는 해당 키워드와 관련된 혜택과 함께 ‘라움 포인트’라는 것을 적립해주는데 이 포인트에 대한 사용처, 적립율 등 정보는 회원 외에 알 길이 없다.

KB국민카드의 ‘탠텀’ 역시 카드사 홈페이지에 키워드 별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는 최소한의 소개만 있을 뿐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상품 중에서도 연회비 200만원 이상으로 극소수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VVIP카드는 카드사의 직접 연락으로 초청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초청을 받아도 여러 조건에 대해 심사위원회가 만장일치로 승인해야 발급이 통과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만큼 특별한 카드를 소유하고 있다는 심리적 만족감을 이유로 VVIP카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고객 유치를 위해 다른 카드사보다 알찬 혜택을 강조하며 홍보하는 경우도 있지만 신비주의 이미지로 카드 자체에 대한 희소성을 높이는 전략도 많이 쓰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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