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탁 산업부 기자
김병탁 산업부 기자

[현대경제신문 김병탁 기자]‘논어 선진편’에는 공자의 유명한 말씀인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이다. 

최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불고 있는 식품업계의 선정성 광고 논란은 과잉이 불러온 문제다.

이달 초 배스킨라빈스는 ‘파티 미러볼 활용 영상’콘텐츠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너무_많이_흥분’, ‘#몹시_위험’를 해시태그로 사용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미투(me_too)운동에서 성추행 혐의를 받던 배우 고(故) 조 모씨가 피해자에게 카카오톡으로 보낸 메시지 중 일부다.

논란이 일자 배스킨라빈스는 지난 9일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으나 이미 유가족 및 피해자 그리고 고객들에게 큰 상처를 준 이후였다.

지난달 삼양식품도 여성 외모를 지적하는 CM송을 SNS마케팅으로 활용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삼양식품은 소비자들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인기제품인 ‘불닭볶음면’을 먹고 난 후 여성의 외모가 아름답게 변한다는 내용을 CM송에 담았다.

하지만 처음 의도와 달리 이를 본 많은 고객들이 여성 외모를 비하한다는 이유로 불쾌감을 드러내자 회사측은 결국 사과문까지 게재되는 아픔을 겪었다.

롯데푸드도 지난 1월과 2월 패러디 광고문제로 연달아 홍역을 치렀다.

지난 1월에는 조남주 작가 작품 ‘82년생 김지영’을 ‘83년생 돼지바’로 바꾸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나보고 관종이래’이라는 자극적인 문구를 사용해 문제를 키웠다. 지난 2월에도 ‘국가대표 여자컬링팀 패러디’를 하는 과정에서 대표팀과 광고비 등 절차적 문제로 논란이 되자 지난 8일 뒤늦게 공식 후원하는 협약을 맺었다.

현재 SNS 홍보는 어느 광고 매체보다도 파급력이 크다. 파급력이 큰 만큼 작은 흠이라도 걷잡을 수 없게 커질 수 있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SNS의 순기능에만 치중한 나머지 그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다. 배스킨라빈스, 삼양식품, 롯데푸드 등이 자초한 일련의 사건들도 자극적인 광고 소재에만 몰두한 나머지 일어난 결과다.

‘한번 엎어진 물은 되돌릴 수 없다’는 말처럼 한번 실추된 기업의 이미지는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선정(煽情)적인 이미지 마케팅이 아닌 이치에 맞고 옳은 ‘선정(善正)’을 우선한 자세로 SNS홍보를 펼쳐야만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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