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과 갈등 고조...악재·호재 평가 뒤섞여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이 3연임 최종 승인을 앞둔 상황에서 금융당국과 갈등 고조란 고비를 맞았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의 2013년 하나금융 사장 재직 당시 채용특혜 연루설이 본인과 KEB하나은행의 적극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명단 전달 및 서류전형 통과 모두 문제라는 지적이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에선 최 원장에 대한 검찰 수사까지 촉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최흥식 원장의 채용특혜 연루설은 23일 하나금융 주주총회서 최종 결정될 김정태 회장의 3연임 여부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최흥식 원장 부임 후 금감원과 자주 대립각을 세워왔다.

은행권 채용비리 파문이 불거진 뒤 진행된 금감원의 시중은행 채용업무 현장 실태 조사 당시 KEB하나은행은 총 22건의 비리 의심 사례 중 최다인 15건이 적발됐다. 은행 입사 지원자 가운데 지주 전·현직 임원 자녀들에 대해 명단을 만들어 특별관리 했고 명문대 출신 지원자를 우대했다는 의혹이었다.

이에 대해 KEB하나은행은 “특혜는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하는가 하면, 은행 고유 업무인 인사에 당국이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쏟아냈다.

김정태 회장 3연임 여부가 걸려 있던 하나금융 회추위 일정을 두고도 하나금융과 금감원은 갈등 양상을 보였다.

금감원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조사 등을 이유로 회추위 일정 연기를 요청했으나, 하나금융이 이를 강행한 것으로 회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로 김 회장을 최종 추천하기도 했다. 금융권에서 "금감원이 김 회장의 3연임을 막기 위해 회추위 일정 연기를 요청한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나오던 상황에서 하나금융 회추위가 김 회장에 3연임을 밀어 붙인 모습이었다. 

양측이 사사건건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김정태 회장과 최흥식 원장의 불편한 관계에 주목하기도 했다.

최 원장은 김정태 회장의 전임자인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측 인사로 분류된 인물로 김정태 회장의 연임 도전 당시, 차기 회장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관계기도 하다.

이에 최 원장의 채용비리 연루설이 김 회장의 3연임에는 오히려 호재일수 있다고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아울러 KEB하나은행이 금감원 채용비리 조사 대상도 아니던 2013년도 채용건을 조사한 것에 대해서도 의문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반면 하나금융과 김정태 회장에게 있어 금감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수 있다는 지적 또한 나오고 있다. 김 회장이 무리없이 3연임에 성공하더라도 금감원의 견제가 더 심해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다만 KEB하나은행 측은 “특혜 의혹이 제기된 것만 가지고도 은행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는데 우리가 굳이 이를 공개할 이유가 없다”며 “더욱이 지주 회장 연임 최종 확정을 위한 주주총회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국과 갈등을 키울 필요가 없지 않겠냐”며 배후설 등에 대해 적극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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