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하반기 준공…삼성·LG는 가동 중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SK이노베이션이 헝가리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공장을 짓는다. 유럽 현지 수요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 이곳에 공장을 신축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삼성SDI와 LG화학은 이미 유럽에서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완공해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전기차 배터리 3사 중 가장 늦게 유럽공장을 갖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8일(현지시간) 오후 헝가리 코마롬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이 공장은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북서쪽으로 110㎞ 떨어진 코마롬-에스테르곰주에 자리 잡는다. 부지는 43만㎡로 축구장 60개가 들어설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건설 투자비 등으로 총 8천402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019년 하반기 준공되며 2020년부터 양산이 시작된다.
모든 생산라인이 완공되는 2022년에는 연간 7.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SK이노베이션은 충남 서산 공장 생산량인 연간 3.9GWh의 두 배에 달하는 해외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10여년 전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처음 기획한 이후 기울여온 노력이 유럽 공장 건설 등으로 결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첫 삽을 뜬 SK이노베이션에 비해 삼성SDI와 LG화학은 이미 유럽에 현지 공장을 운영 중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5월 부다페스트에서 북쪽으로 3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괴드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준공했다.
이 공장은 약 33만㎡ 규모로 연간 5만대 분량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라인을 갖추고 있으며 올해 2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헝가리 공장 준공으로 물류비 절감은 물론 유럽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를 훨씬 더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올해 초부터 일부 가동을 시작했다.
이 공장은 축구장 5배 이상 크기인 4만1천300㎡ 규모다.
투자완료시점인 내년에는 고성능 순수 전기차(EV)용 배터리를 연간 10만개를 이상 생산할 수 있다.
현지 고객사의 요청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유럽 지역 최초로 전극부터 셀(Cell), 모듈(Module), 팩(Pack)까지 모두 생산하는 완결형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SK이노베이션의 헝가리 공장이 가동되는 시기는 수주 상황에 달린 것으로 분석된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공장을 새로 지어도 수주 실적이 없으면 가동할 일이 없고 반면 수주 실적이 많다면 완공시기도 앞당겨가면서 가동을 시작할 것”이라며 “결국 SK이노베이션이 공장 완공 전에 얼마나 수주하느냐에 따라 가동 시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럽지역 순수 전기차(EV) 시장은 현재 연간 약 11만대 규모로 2030년에는 약 277만대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