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억원 유상증자 추진 VS 자본확충 계획 미정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업계 후발주자였음에도 등장 때부터 폭발적인 시장 반응을 이끌어낸 카카오뱅크(이하 카뱅)가 자본확충에 있어서도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를 크게 앞서고 있다.

카뱅은 7일 열린 이사회에서 5천억원(보통주 2천억원, 우선주 3천억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의결했다고 8일 밝혔다.

발행 예정 주식은 보통주 4천만주 우선주 6천만주로, 주금 납입 예정일은 내달 25일이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카뱅 자본금은 기존 8천억원에서 1조3천억원으로 늘어난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에 나선 배경에 대해 카뱅 측은 “지난해 7월 고객 서비스 개시 후 가파른 자산 증가를 기록하며 그에 따른 자본 여력 확보 필요성이 높아졌고, 신상품 출시 등 지속 성장을 위한 준비 차원”이라 설명했다.

카뱅은 고객 서비스 개시 전 두 차례, 개시 후 1차례 등 총 3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특히 지난해 9월에도 카뱅은 폭발적인 고객 수(2월 말 기준 546만명) 증가 및 신용대출 거래건수 증가 등을 이유로 5천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유상증자 통해 카뱅이 주택담보대출 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카뱅은 1월 말 출시했던 ‘전월세 보증금 대출’도 한 달 만에 약정금액 700억원을 넘어섰으며, 대출 한도액인 1천억원이 이달 중 소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출범 조만간 1주년을 맞이하는 케이뱅크 역시 늦어도 내달 중에는 자본확충을 위한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카뱅과 마찬가지로 신상품 출시 등에 따른 자본 여력 확대 압박이 커진 탓이다.

다만 케이뱅크의 유상증자는 아직 세부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증자 규모 또한 카뱅보다는 작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본금 3천500억원인 케이뱅크는 지난해 12월 말 주주대상으로 추진한 1천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일부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선발업체인 케이뱅크가 카뱅과 비교해 자본확충 속도에 있어 차이가 나는 이유로는 주주 수의 차이(케이뱅크 20곳, 카뱅 9곳)와 함께 양 업체에 대한 주주들의 기대심리 차이 때문이란 평가가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케이뱅크 주요 주주 중 한 곳인 A금융사의 관계자는 “케이뱅크에 대한 투자는 단순 지분 투자 일뿐”이라며 “유상증자 참여와 추가 투자금 규모 모두 보유 지분량과 상관없이 회사의 가치와 시장 상황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 밝혔다.

케이뱅크의 성장 가능성 및 시장 안착이 불확실한 상황이라면 주주라는 이유로 무조건적인 투자는 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이는 카뱅의 4월 유상증자 관련 카카오에서 실권주 발생에 대비해 우선주 매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과도 확연히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금산분리법에 따라 산업자본인 카카오는 카뱅의 의결권 주식을 4% 이상 보유하지 못하며 그 외 보유 지분에 대해선 의결권이 없다. 그럼에도 카카오는 카뱅 지분을 10%로 보유하고 있으며, 추가 지분 매입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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