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증가에 따른 고배당 전략
재무건전성 악영향 우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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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권유승 기자]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보험사들이 고배당 전략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이 시급한 보험사들이 배당잔치를 벌여도 되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실적호조에 힘입은 보험사들이 연이어 배당금을 확대했다. 지난해 손해보험사 32곳과 생명보험회사 25곳의 전체 순이익은 7조8천323억원이다. 전년보다 1조9천424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배당규모를 결정한 삼성생명, 삼성화재, ING생명, DB손해보험 등 7개 보험사들의 배당성향은 지난 2016년보다 2.3%포인트 상승한 33.5%를 기록했다.

배당성향이란 회사의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일컫는다.

삼성화재는 보통주 주당 1만원, 우선주 1만5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삼성생명은 주당 2천원의 배당계획을 발표했다. 두 회사의 총 배당금은 각각 4천519억원, 3천519억원으로 8천1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삼성화재의 배당성향은 2016년 30.2%에서 작년 44.2%, 삼성생명은 10.6%에서 27.7%로 올랐다.

DB손해보험은 전년보다 39.4% 늘어난 주당 2천300원을 배당키로 했다. 총 배당금 1천456억원으로 전년 대비 29.4% 늘어난 금액이다.

메리츠화재 역시 주당 830원이던 배당금을 1천140원으로 올렸다. 배당 총액은 910억원에서 1천245억원으로 늘어났다.

ING생명은 1천968억원의 배당을 결정하며 업계 최고 수준인 57.8%의 배당 성향을 기록했다.

보험사들의 고배당 전략은 손해율 개선과 우수한 실적 등의 순이익 증가로 인한 것이다. 그러나 대규모 자본 확충을 고려해야 할 보험사들의 배당잔치를 우려하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일시적인 순이익 증가로 보험사들이 배당잔치를 벌이는 것은 2021년 도입될 IFRS17(새 국제회계기준)을 대비하기 위한 자본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IFRS17가 도입되면 보험사 부채는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로 바뀐다. 이에 보험사들은 부채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측, 자본 확충을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당국 또한 새로운 국제회계 도입 등으로 보험사들이 받게 될 자본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배당 잔치를 자제하도록 권고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IFRS17 도입 시 보험사가 떠안을 부채 규모는 55조원에 이른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IFRS17 등 대규모 자본 확충을 요구하는 새로운 제도들이 다가오는 만큼 건전한 재무건전성을 위해 고배당 전략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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