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산 매각설, 추가 자본확충도 난제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중국 안방(安邦)보험그룹 우샤오후이 회장이 기소되고 회사 경영권이 중국 당국으로 넘어갔다. 지난해 6월부터 불거진 안방그룹 오너리스크가 종착역을 향해 가는 모습이나, 안방보험 국내 계열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과 관련해선 이제부터가 진짜 위기의 시작이란 말들이 나오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안방그룹 사태가 수습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회)는 우샤오후이 회장의 경제범죄 연류 혐의 기소 사실을 확인한 지난 주말 즉각 안방그룹에 대한 1년간의 위탁경영 방침을 밝혔다.

중국 보감회는 “안방그룹의 경영안정을 유지하고 보험소비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위탁경영 실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안방보험 위탁경영팀은 보감위, 인민은행, 은행감독위원회, 증권감독위원회, 국가외환관리국 관계자들로 구성됐으며, 안방그룹 주주총회·이사회·감사회 직무를 이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의 우샤오후이 회장 기소 및 안방그룹에 대한 위탁경영을 두고 업계에서는 우 회장의 무리한 확장경영과 함께 중국 혁명원로 2세 집단(훙얼다이·紅二代)을 견제하기 위한 시진핑 중국 주석의 정치적 판단 때문으로 보고 있다.

덩샤오핑 전 주석의 외손녀와 결혼한 우 회장은 중국 최고위층 인사들과 인맥을 활용, 단 10년 사이 안방그룹을 현재 위치로 끌어 올린 인물이다. 이 과정에서 우 회장은 계열사 간 순환출자 등 무리한 경영을 지속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안방그룹은 훙얼다이의 돈줄이란 의심도 받고 있는데, 훙얼다이는 최근 헌법을 개정 장기집권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시진핑 주석에게 있어 최대 위협이 될 수 있는 세력으로도 꼽힌다.

안방그룹 입장에서 보면 우 회장 기소와 중국 당국으로 경영권 위탁은 오너리스크 해소 기회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중순 우 회장 구금 및 사임설 등이 최초 제기된 후 안방그룹은 보험신상품 출시와 함께 그동안 적극적으로 펼쳐 온 국내·외 M&A 및 해외 계열사에 대한 직접 투자 등이 전면 중단된 바 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안방그룹의 보험업 지속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며 경영상태 또한 안정적이란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안방그룹을 향후로도 민간기업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안방그룹 역시 정부의 직접 경영 방침에 대해 “당국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해외 자회사 개발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다만 안방그룹의 한국 계열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경우 이제부터가 오너리스크의 시작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단 중국 정부가 안방그룹의 해외 자산에 대해 매각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는 점에서 이들 한국 계열사의 향후 거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수십조 원대로 알려진 안방그룹의 해외 부동산이 매각 1순위가 될 전망이나, 순환출자 해소 등을 이유로 해외 계열사에 대한 매각이 진행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중국 당국 발 인적쇄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모두 대표이사 포함 현 이사회 소속 이사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측 인사가 우 회장 시절 선임된 안방 측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신회계기준 도입에 앞서 대주주인 안방그룹의 추가 출자 형태로 이뤄져 온 두 회사의 자본확충과 관련해서도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필요할 경우 이전 같은 방식은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들이 나온다.

이와 관련 동양생명과 ABL생명 관계자 모두 “전문경영인이 운영하는 독립법인 체제이기에 당장의 변화는 없을 것”이란 입장만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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