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만 급등…가격조정 위험”

서울 송파구 일대 주택가.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일대 주택가.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집값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서울과 지방의 집값 격차는 물론 서울 안에서도 고가주택의 가격이 크게 올라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수도권지역 아파트의 가격조정 위험을 경고했다.

20일 KB국민은행의 주택 매매가격 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매매가격 지수는 107.6으로 2015년 말 전국의 지수 재조정(지수 100)이 이뤄진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지수를 기록했다.

매매가격 지수가 100 보다 높다는 것은 그만큼 매매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뜻이며 100 이하는 반대를 의미한다.

반면 5대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주택지수는 99.0으로 지수 재조정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 2015년 말과 비교해 7.6포인트 오른 반면 지방은 1.0포인트 하락하면서 서울-지방간 매매가격 지수 격차도 최근 2년 새 가장 높은 8.6포인트로 벌어졌다.

아파트의 격차는 이보다 더 크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111.0으로 2015년 말 이후 최고지만 지방의 지수는 97.8로 2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6년 1월 0.1포인트였던 서울과 지방 아파트값 지수 격차도 올해 1월에는 13.2포인트로 확대됐다.

이중 최근 주택 공급 과잉과 지역 경기 침체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충남은 매매가격 지수가 96.1, 경북은 93.1, 경남은 95.7로 100에 못 미쳤다.

또 조선업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친 거제시는 88.5로 전국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비해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 매매지수는 115.2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강남이 114.8로 뒤를 이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보면 서울 안에서도 고가주택의 가격은 더욱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서울의 주택 상위 20%(5분위 주택)의 평균 가격은 13억6천818만원이다.

지난해 1월(11억9천992만원)보다 14.02% 오른 수치로 2010년 이후 9년 사이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인기 지역 고가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는 더욱 가팔랐다.

KB국민은행이 집계하는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올해 1월에 전년 동월 대비 21.15% 상승해 역시 9년래 오름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가 1.5%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숫자다.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시가총액 상위 50개 아파트 단지의 시가총액 변동률을 지수화한 것이다. 여기에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와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이 포함돼 있다.

이처럼 지역별 집값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IMF도 가격조정 위험을 경고했다.

IMF는 최근 내놓은 한국 정부와 연례협의 결과 보고서에서 “전국적으로는 한국의 집값 상승세가 전년 대비 1% 안팎으로 둔화했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연율 기준 5% 가까이 뛰고 있다”며 “수도권 아파트값은 다른 지역 대비 급등해 가격조정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 “최근 집값 급등은 특정지역에 집중됐다”며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값은 강력한 수요와 기록적 저금리를 반영해 여전히 상당한 급등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거시건전성 정책 도입의 선두주자”라며 “새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이 가계신용 증가세를 둔화시키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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