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영풍문고 주식 사들여..오너 3세 장악력 확대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영풍그룹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시케이가 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연이어 매입하고 있다.

매입한 계열사가 그룹 지주사인 영풍과 핵심계열사인 영풍문고 등이라 향후 영풍그룹 오너 3세의 경영권 승계에 영향을 미치지 주목된다.

씨케이는 서울문고 주식 24만2천867주를 24억2천800만원에 매입한다고 지난 14일 공시했다.

씨케이의 서울문고 주식 매입은 유상증자 참여 방식으로 진행된다. 씨케이는 매입 목적을 투자라고 밝혔다.

지분 매입이 완료되면 씨케이의 서울문고 지분율은 기존 0%에서 22.2%로 올라간다.

씨케이는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사진)과 그의 부인인 김혜경씨, 자녀인 세준·세환·혜선씨가 지난 2012년 10월 만든 전문서비스업체다. 주력 사업은 투자자문업이다.

설립 당시 지분율은 20%씩이었으나 현재는 장형진 회장의 장남인 장세준 영풍전자 대표, 차남인 장세환 서린상사 대표가 각각 32.8%로 가장 많고 장혜선씨(22.9%), 김혜경씨(11.5%) 순이다.

씨케이는 설립 이후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설립 첫해인 2012년 매출과 영업이익 없이 영업외지출로 6천300만원을 쓰는 등으로 8천3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봤으며 지난 2013년에는 영업손실 3천400만원과 당기순손실 2억7천700만원을 기록했다.

2014년에는 매출 없이 영업외수익으로 2억1천600만원을 벌어 총 1억3천400만원의 흑자를 기록했고 2015년에는 34억원의 순손실을 입었다.

2016년에는 설립 3년만에 4천300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당기순손실 4억8천700만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봤다.

이런 씨케이가 서울문고 지분을 매입할 수 있었던 데는 장 회장 일가의 자금 지원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씨케이는 앞서 지난 2013년 9월 주주배정방식으로 1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며 그해 12월과 지난해 12월에는 장세환 대표가 각각 26억원과 8억6천100만원 직접 빌려주기도 했다.

또 지난 2014년 4월 47억원 규모로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며 2015년 4월에는 58억원을 투입했다.

장세환 대표는 같은해 말에는 8억9천600만원을 또 지원했으며 장 회장은 지난해 말 55억원에 이어 이번달 6일 200억원을 추가로 빌려줬다.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씨케이는 영풍그룹 계열사 지분은 사들이고 있다.

씨케이는 지난 2015년 5월 코리아써키트 주식 3천주를 매입했으며 이듬해 1월에는 인터플렉스 주식 8천436주를 사들였다.

또 지난 2016년 3월에는 그룹 지주사인 영풍의 주식 10주를 매입했다. 매입 주식수가 적지만 지주사라 의미가 컸다.

씨케이의 그룹 계열사 지분 매입은 최근에도 계속됐다.

씨케이는 지난해 12월 영풍 주식 2만5천주를 사들여 지분율을 1.36%로 확대했고 지난 6일에는 영풍문고 지분 14.5%를 매입했다.

씨케이의 이 같은 계열사 매입은 오너 3세의 경영권 세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계열사 지분을 확대해 회사의 몸집을 키운 뒤 영풍과 합병해 씨케이 주주인 오너 3세들의 지주사 지분을 한꺼번에 늘리면 손쉽게 그룹 장악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SK도 최태원 회장의 지분이 많던 SK C&C를 SK와 합병시킨 바 있으며 삼성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이 많던 제일모직을 삼성물산과 합치며 후계 구도를 닦았다.

경제개혁연대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당시 “이재용 부회장은 합병을 통해 경영권 승계 기반을 강화했을지는 모르나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결여됐다”며 “승계를 위한 사업재편이 과연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효율적인지 여부에 대한 회사 측의 보다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