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롯데·GS·SK, 9조원대 투자 예고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사진=롯데케미칼>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석유화학업계가 올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LG화학과 GS칼텍스, 롯데케미칼 등 주요 기업의 투자 규모는 총 9조원에 이른다.

LG화학은 이번달 20일 청약일로 해 1조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LG화학은 지난 9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5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총 2조1천6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고 지난 12일 공시했다.

이 같은 수요예측에 힘입어 LG화학은 회사채를 당초 계획인 5천억원에서 1조원으로 증액하기로 결정했다. 조달한 자금은 생산시설 확충 등에 사용한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미래 성장기반 확충을 위한 국내외 생산시설 확장에 투자하고 생명과학부문 기존 회사채의 만기상환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앞선 지난달 31일 올해 전년 대비 52% 증가한 3조8천억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간 투자 금액으로는 창사 이래 사상 최대 규모다.

올해 투자는 기초소재부문의 고부가사업과 원료 확보, 자동차전지 대형프로젝트 양산 대응,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집중된다.

기초소재부문에서는 올해 고부가 제품의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지부문 중 소형전지의 경우는 신시장 사업 비중을 확대한다. 자동차전지 분야에서는 수익성 중심의 수주 활동을 펼쳐나갈 방침이다.

생명과학부문에서는 신약 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자회사인 팜한농의 경우 해외 사업 기반 구축에 주력할 방침이다.

GS칼텍스는 2조원을 들여 전남 여수에 올레핀 공장을 조성한다.

GS칼텍스는 여수 제2공장 인근 약 43만㎡에 약 2조원을 투자해 2022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연간 에틸렌 70만t, 폴리에틸렌 5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올레핀 생산시설(Mixed Feed Cracker·MFC)을 짓는다고 지난 7일 밝혔다. GS칼텍스는 올해 설계작업을 시작해 2019년 중 착공 예정이다.

GS칼텍스의 MFC시설은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유분인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시설로서 주로 나프타를 원료로 투입하는 석유화학사의 NCC(Naphtha Cracking Center)시설과는 달리 나프타는 물론 정유 공정에서 생산되는 LPG, 부생가스 등 다양한 유분을 원료로 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 생산제품인 에틸렌은 중합의 과정을 거쳐 폴리에틸렌으로 전환되며, 가공이나 성형 등의 과정을 거쳐 일상 생활에 다양하게 쓰이는 비닐, 용기, 일회용품 등 플라스틱 제품으로 활용된다.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기존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규 포트폴리오 구축이라는 경영기조를 유지하면서 설비 효율성과 운영 안정성 등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변화하는 사업환경에서도 성장할 수 있도록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이노베이션도 화학과 배터리 등에 집중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말 전기차 배터리와 정보전자소재 등에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에도 설비 증설 등에 2조원 규모를 투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1일 실적발표에서도 “서산 배터리공장에 4개 생산설비를 비롯해 헝가리 생산공장 신설,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 2개 생산설비 증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화학사업에서는 지난해 에틸렌 아크릴산(EAA)사업과 폴리염화비닐리덴(PVDC)사업을 인수한데 이어 추가적인 M&A를 통해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에 3조원을 투자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일 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 화학업계·지자체 등과 기관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허수영 석유화학협회장(롯데그룹 석유화학 부회장)은 “화학업계도 고부가 소재에 대한 R&D와 투자확대, 상생협력,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또 울산공장의 고순도이소프탈산(PIA) 생산설비을 증설한다. 투자비용은 약 500억원이다.

PIA는 PET와 도료, 불포화 수지 등의 원료로 쓰이는 제품이다. 전 세계에서 7곳의 업체만이 생산하고 있는 고부가 제품 가운데 하나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4년부터 세계 1위의 PIA 생산규모를 확보하고 있다. 이번 투자 결정을 통해 기존의 약 46만t 생산설비 규모를 약 84만t으로 늘려 세계 1위 PIA 공급업체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은 “치열해지는 세계 석유화학산업에서 빠르고 과감한 결정을 통해 회사의 경쟁력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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