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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권 채용비리 조사 형평성 원칙에 따라야
김영 기자  |  divazero@fi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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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06  11: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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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 금융팀장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시중은행들의 채용비리 의혹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은행이 전·현직 임원 및 은행 관계자 자녀들에게 서류전형 무사통과는 물론 낙제수준인 필기시험 점수 구제, 임원 면접 최고 등급 부여 등의 특혜를 수년간 제공해 왔다는 의혹이다.

관련 의혹들에 대해 해당 은행들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으나, 이중 일부라도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은행의 대외 신인도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공정성을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 상 은행 경영진에 대해 중징계도 나올 가능성도 크다.

금융이 가진 준(準)공공성을 생각한다면 은행들의 불공정 채용은 지적 받아 마땅하며 반드시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그럼에도 이번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선 몇 가지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

지난해 10월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당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우리은행 채용특혜 의혹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금감원은 각 은행별 자체 조사를 지시했고, 이후 조사 내용이 부실하다며 직접 현장 조사에 착수한 뒤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을 세간에 공개했다.

금감원이 민간 은행의 인사업무에 직접 개입한 것인데 이를 금감원의 권한으로 볼 수 있을지 부터가 의문이다.

금감원은 금융기관의 건전성 확보 및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금융소비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기구다. 기관 설치에 대한 법적 근거는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대한 법률’에 있으며, 위법 판단 여부는 은행법 등을 따른다.

반면 채용특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광구 우리은행장 사례처럼 인사업무에 있어 특혜 제공은 업무방해죄가 적용된다. 업무방해죄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는 범죄로 형법상의 영역이다.

은행법에도 대주주 등이 은행 인사에 관여할 경우 이에 대해 제재할 권한이 있긴 하나, 대주주 개인 이익을 위한 개입이 확인돼야 하며 처벌 역시 금감원 자체 징계에 국한된다.

민간기업인 은행의 고유권한인 인사업무에 있어 금감원이 은행법도 아닌 형법상 업무방해죄를 적용해 제재를 가하려는 것 자체가 권한 남용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채용특혜 피해자의 고발과 그에 따른 검찰 수사가 절차상 맞지, 금융당국 관계자가 은행 최고경영자에 대한 책임론을 직접 언급하는 것은 ‘은행에 대한 고의적 흠집 내기’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최근 정부는 은행뿐만 아니라 보험사와 증권사 등 제2금융권에 대해서도 채용비리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 밝혔는데, 채용비리 의혹의 초점이 은행 나아가 금융권에만 맞춰져 있는 것 또한 문제라고 본다.

오너 소유 기업의 빈번한 채용특혜에 대해선 경영안정화 등의 이유만으로도 이를 묵인하면서 유독 금융권에 대해서만 과도한 제재를 가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이번 채용비리 조사와 관련 업계 내에서는 몇몇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 나돌고 있다.

‘금감원장과 모 금융지주 회장이 평소부터 불편한 관계였다’ ‘금감원 조사가 처음부터 특정 금융사를 겨냥해 진행됐다’ ‘채용비리 청탁자 명단에 정치권과 금융당국 관계자는 고의로 삭제했다’ 등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는 채용비리 조사와 관련해 형평성의 원칙이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한 업계 의구심이 적지 않다는 걸 방증하는 사례들이라 본다.

아무리 옳은 일이라 해도 절차와 형식에 어긋나면 그 가치가 퇴색될 수 있다는 걸 유념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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