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대리점協 대화창구 요청 ‘거부’…협의회 대표성도 부정

 
 

[현대경제신문 조재훈·김병탁 기자] 샘표식품과 대리점 간의 갈등이 반년이 되도록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샘표식품대리점협의회측은 최근 본사가 협의회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2일 샘표식품대리점협의회에 따르면 샘표식품 본사는 샘표 대리점주 논란 및 현황 문제에 대한 대화창구 마련을 거부하고 있다.

샘표식품대리점협의회 관계자는 “협의회는 전국의 대리점주들이 모이는 자리인 ‘2018년 전국 대리점 신년 간담회’에서 갈등 해소를 위한 논의를 원했지만 사측은 의견 청취 자체를 외면했다”고 말했다.

간담회는 지난달 24일 대리점주 70여명이 모인 가운데 예정대로 열렸다. 하지만  협의회는 본사측으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신년간담회 시작 후 회사 측의 일방적인 설명 후 ‘질문 받지 않습니다’는 말만 수 차례 언급하며 황급히 행사가 마무리 됐다”며 “회장님과 함께 기대했던 회사 측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샘표식품과 복합대리점 간 논란은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열린 ‘가맹점·대리점 피해사례발표 및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문제점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복합대리점은 샘표 제품과 다른 제조사의 제품을 함께 취급하는 대리점이다.

2006년부터 인천 서구·김포·강화 지역의 샘표 대리점을 운영해온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14년 샘표 점유율이 저조한 영남권 프로모션 상품을 본사와 협의 없이 매입했다는 이유로 보복조치를 당하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4월 1일 재계약을 맺은 후 단 5일 뒤 한 달 안에 김포·강화지역에 새로운 대리점이 들어올 것이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며 “여러 가지 프로모션 행사에 차별적 대우를 받았으며 대리점협의회 간담회 및 공식행사에도 배제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부터는 김포·강화에 신규대리점이 들어서며 A씨의 거래처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는 김포·강화지역뿐만 아니라 인천 서구 지역의 거래처까지 신규대리점이 30~40% 저렴한 단가로 영역을 침범하려 했으며 심지어 샘표 본사에서는 일정 거래처를 신규대리점에 넘길 것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규대리점이 출점한 이후 김포·강화지역뿐 아니라 인천 서구 지역까지 제 거래처만 접근해 영업권을 침범하려 했다”며 “이로 인해 매출 피해를 입어야만 했다”고 말했다.

샘표 관계자는 “샘표는 1년에 2회 세미나를 여는 등 대리점과 지속적인 파트너십과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소통채널을 운영하고 있다”며 “점주들의 직접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맞춤형 소통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샘표대리점주협의회는 복합대리점 보복출점 등과 관련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소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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