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업무강도 줄고 오전 배송 가능해져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이 휠소터로 자동 분류된 택배상자를 여유롭게 기다리고 있다.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이 휠소터로 자동 분류된 택배상자를 여유롭게 기다리고 있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CJ대한통운은 지난 19일 부산 사하구 장림동 택배터미널에 100번째 휠소터(Wheel Sorter)를 설치했다고 21일 밝혔다.

휠소터란 택배 상품에 부착된 송장의 바코드를 인식한 후 컨베이어벨트 곳곳에 설치된 소형 바퀴(휠)를 통해 택배 상자를 배송지역별로 자동 분류하는 장비를 말한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016년 9월 분류 자동화에 1천227억원을 투자하기로 발표하고 세계 최초로 택배 서브터미널에 휠소터를 개발·설치하기로 했다.

이후 인천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약 90여 곳에 설치했으며, 이번 부산 장림동 터미널에 100번째 휠소터를 가동했다.

휠소터 설치로 CJ대한통운 택배기사 1만7천명 중 60%인 1만명이 자동분류의 혜택을 보고 있다. 향후 추가 설치를 통해 더 많은 택배기사가 혜택을 보게 될 예정이다.

휠소터 도입으로 작업 강도가 완화되고 배송 시간이 다변화되는 등 택배 현장이 획기적으로 바뀌면서 택배기사의 작업 패턴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는 택배기사들이 상품을 분류하는데 드는 작업 강도와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컨베이어 앞에 바짝 붙어 빠르게 움직이는 택배상자를 육안으로 살펴보며 송장에 적힌 주소를 판별하고 손으로 직접 분류했다.

하지만 이제는 휠소터가 지역별로 자동 분류해 택배기사 앞까지 전달해준다. 택배기사는 자기 앞에 도착한 상품을 배송순서에 따라 차량에 적재만 하면 된다.

작업 시간과 배송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있다.

과거 택배기사들은 상품을 인수하기 위해 오전 7시 터미널로 출근했지만 지금은 휠소터의 자동 분류 기능으로 이럴 필요가 없다.

동료들과 3인 1조, 6인 1조, 9인 1조 등으로 조를 편성해 일부만 일찍 도착해 자동 분류된 상품을 정리하고 다수의 택배기사는 이후에 작업을 시작해도 된다.

오전 배송도 가능해졌다. 자동 분류에 따른 작업 효율 증대와 방식 변화로 택배기사의 배송 출발이 약 3시간 정도 당겨졌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휠소터와 같은 첨단기술 도입으로 작업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택배기사들의 작업 여건이 개선되는 등 택배업이 진화하고 있다”며 “다양한 투자와 지원을 통해 더 나은 작업 환경을 조성하고 혁신적으로 택배업계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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