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새 가격제한폭 상승·하락 롤러코스터
암호화폐 만큼 리스크↑ “신중한 투자 필요”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암호화폐(가상화폐) 관련주가 정부 정책 혼선 속 급등과 급락을 거듭하는 ‘비트코인’ 만큼이나 큰 가격 변동폭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암호화폐 거래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암호화폐 투자 열풍이 전세계적으로 확산중이다.

그 중에서도 한국은 일본, 미국에 이어 3번째로 큰 암호화폐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앱(APP) 사용자는 약 18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채권담당 연구원은 “지난해 비트코인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고 올해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투자자들이 얻게 된 부의 효과와 실물경제에 미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암호화폐의 투기적 수요 증가로 인한 부작용 우려와 투자자보호 및 관련 범죄 방지 등을 고려해 최근 암호화폐 관련 규제를 강화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지난 11일 열린 과천 법무부 청사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강수를 내비치기도 했다.

박 장관의 발언은 즉각적으로 암호화폐 가격 폭락을 이끌어냄과 동시에 암호화폐 관련 종목에 대형 악재로 작용했다.

<사진=네이버금융>
<사진=네이버금융>

가상화폐 거래소 운영사의 지분을 보유해 암호화폐 테마주로 꼽히며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려온 ‘우리기술투자’와 ‘비덴트’는 박 장관의 발언을 기점으로 가격제한폭인 30%의 낙폭을 나타냈으며 ‘카카오’의 경우 발언 당일 6.02% 떨어진데 이어 나흘간 12% 가량 추가 하락했다.

그러나 암호화폐 종목의 하락세가 오래가진 않았다. 박 장관 발언에 청와대가 “거래소 폐지는 정부차원에서 조율된 내용이 아니며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암호화폐 관련주는 하루 만에 반등 추세로 전환했다.

암호화폐 관련주는 이후로도 시중은행의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가상화폐 계좌 발급 중지 선언과 ‘연기’로의 입장 번복, '당장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하기보다 범정부 차원에서 충분한 협의와 조율을 거치겠다'는 정부의 15일 입장발표 등으로 급등락을 반복 중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 조차 극심한 변동폭을 보이고 있는 암호화폐 관련 종목에 대한 보고서와 적정 가격 등의 평가를 피하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암호화폐에 대한 뜨거운 사회적 관심이 주식시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며 “몸집이 큰 카카오의 주가조차 암호화폐 이슈에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미루어 보건대 암호화폐는 단기적 호재, 악재가 아닌 장기적 요인으로 관련주의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8년 암호화폐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를 예측하는 것은 여전히 쉬운일이 아니고 정부도 ‘암호화폐 관련 손해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이라는 것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며 “암호화폐 관련주의 리스크는 암호화폐 만큼이나 높다고 봐도 무방하며 신중한 투자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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