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결론 예정, 지배구조 검사가 변수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이 이달 안에 정해질 전망인 가운데, 정부 당국의 지배구조 검사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사진) 3연임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이달 16일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을 발표한다. 1차 27명이었던 회장 후보는 한차례 검증을 거쳐 현재 16명으로 줄어들었고, 최종 후보군은 3명 내외가 될 전망이다.

내부출신 중에는 김정태 회장 포함 4명이 외부 출신은 12명이 리스트에 남아 있다. 회추위는 최종 후보군에 대한 심층평가 및 면접 진행 후 22일 전후 최종 후보자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차기 회장 선출 관련 하나금융 이사회는 예년에 비해 상당히 꼼꼼한 진행을 보여줘 왔다. 1차 후보자 수를 과거에 비해 대폭 늘린 것은 물론 비밀스럽게 진행해오던 회추위 일정도 시작부터 공개했다.

무엇보다 하나금융 이사회에서는 회추위 구성 관련 김정태 회장을 처음부터 제외했으며, 사외이사 8명 전원을 회추위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정부 당국의 압박에 따른 조치로, 하나금융은 이 같은 조치 등을 통해 회장 선출에 있어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였다는 자체 평가까지 내놨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김정태 회장의 3연임 유력설이 나오고 있다.

유효 경쟁을 장담한 회추위 의견과 달리 현직 프리미엄에 재임 기간 중 준수한 실적 등 김 회장이 타 후보들과 경쟁에서 비교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탓이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종열 하나학원 이사와 김병호 하나금융 부회장 및 외환은행장 출신 윤용로 법무법인 세종 고문 등의 유력후보 부상설도 일각에서 들려오나 그보다는 김 회장 3연임에 무게감이 좀 더 실리는 모습이다.

다만 최근 시작된 금융감독원의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검사는 김 회장 연임에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부터 금감원은 주요 금융사 지배구조의 허점을 강하게 질타해 왔다. 최고경영자(CEO)에 의한 ‘셀프 추천’ 및 ‘셀프 인선’이 비일비재하고, 후보 경쟁을 위한 후계자 양성도 부실하게 운영돼 왔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사실상 하나금융을 겨냥한 것”이란 의견들이 공공연히 제기돼 왔다. 하나금융을 제외한 주요 금융사 CEO 인선이 거의 마무리 된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 논란을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금감원이 지배구조 검사 관련 하나금융에 회장 후보자 평가항목 및 배점 내역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역시 이 같은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와 관련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에서는 절차의 공정성을 높이더라도 경륜 및 실적 면에서 앞서는 김정태 회장이 3연임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당국이 김 회장의 3연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할 경우 이를 무시하고 인사를 강행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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