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소난골’ 현대重 ‘인력 배치’ 삼성重 ‘유증’

경남 거제에 있는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사진=대우조선해양>
경남 거제에 있는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사진=대우조선해양>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 고위 임원들이 신년인사회에서 회사가 직면한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대우조선은 1년 넘게 인도가 지연되고 있는 소난골 드릴십이 화두로 꼽혔고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일감이 바닥나 인력 재배치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또 삼성중공업은 1조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잘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지난 11일 부산 누리마을 APEC하우스에서 열린 ‘2018년 조선해양업계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양산업 일감은 올 7월까지 있고 그 후에는 계획된 일이 없다”며 “지금 수주한다고 가정하더라도 1년 가까이는 쉬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4년 11월 이후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단 한 건의 수주 계약도 따내지 못했다.

강환구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올해는 지금까지 우리가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엄중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올해 (일감) 물량은 더욱 줄어 힘든 한 해를 보내야 하고, 특히 해양(플랜트)사업은 몇 달 후면 일감이 완전히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강 사장은 올 7월 이후 해양분야 인력 운영에 대해 “설계실은 영업지원 등 할일이 있고 또 설계 기술력 향상을 위해 계속 할일이 있을 것”이라며 “현장의 경우 조선사업 일을 일부 지원하고 해외사업에도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과정에서 있을 수는 있지만 구조조정을 꼭 전제로 하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근 대우조선 부사장은 이날 신년회에서 소난골 드립십을 올해 안으로 인도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 드릴십은 앙골라의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이 발주한 것이다. 대우조선이 지난 2013년 약 1조3천억원에 수주한 것으로 당초 지난 2016년 6~7월 인도할 예정이었지만 소난골이 자금난에 빠져 인도가 지연돼 왔다.

소난골은 계약 당시 건조대금 중 1조원 가량을 인도 시점에 지급하기로 약속했었다.

이성근 부사장은 “소난골 회사 경영진이 다 교체돼 올초부터 바뀐 경영진과 본격적인 협상을 하고 있다”며 “올해 인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의 화두는 단연 유상증자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전무는 신년인사회에서 “금융지원이 안되는 상황”이라며 “스스로 해결하다보니 유상증자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1조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지난해 12월 밝힌 바 있다.

지난 2016년 11월 약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지 1년여 만이다.

삼성중공업은 2017년 매출과 영업손실을 각각 7조9천억원, 4천900억원으로 예상했다. 또 올해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5조1천억원과 2천400억원으로 내다봤다.

정진택 전무는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말 유상증자 발표 당시에도 구조조정 실적이 당초 목표치를 채우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전무는 “업황이 회복세에 있지만 확보한 일감이 뚝 떨어졌다”며 “잉여 인력을 과하게 가져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힘든 바닥은 다 오지 않았나 싶지만, 하루 아침에 딱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며 “아주 타이트한 살림살이를 해야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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