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채널 활성화로 브로커리지 수익성 악화
전통 수익원 의존도 낮추고 새로운 먹거리 모색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안소윤 기자>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안소윤 기자>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증권업계가 올해도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수수료 수익보다 초대형 투자은행(IB), 디지털 자산관리 등 새로운 먹거리 개발에 집중된 경영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그동안 증권사의 주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해 왔지만 증시 동향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흔들리고 비대면 채널 활성화로 인해 시장의 수익 파이도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의존도를 대폭 줄이고 신사업을 통해 수익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키는데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신규·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한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올해에도 지속한다.

신한금융투자는 현재 모바일로 계좌를 개설한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2030년까지 주식 거래 무료수수료 혜택 이벤트를 진행한다.

생애 최초로 신한금융투자 계좌를 개설한 고객이 대상이며 신한금융투자 모바일 앱(APP)인 ‘신한i 알파’를 통해 3월 31일까지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이후 홈트레이딩서비스(HTS),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 등 온라인 채널로 국내 주식을 거래할 경우 2030년까지 유관기관 비용을 제외하 무료수수료 혜택이 제공된다.

미래에셋대우도 2월 말까지 비대면 계좌개설 이벤트를 시행한다.

이벤트 기간 내에 모바일로 통해 다이렉트 비대면 계좌를 개설한 최초 신규고객이거나 1년 이상 국내 주식 거래를 하지 않은 휴면 고객 중 국내 주식 잔고가 10만원 이하(지난달 22일 기준)인 고객을 대상으로 2025년말까지 국내주식 온라인 거래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이밖에 신규고객과 휴면고객의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 ‘평생무료’를 선언한 KTB투자증권도 이벤트 기간을 3월 31일까지 연장했으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도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 연장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의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는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 우려를 키우지만 고객 모집 효과가 크고 이벤트를 중단했을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다.

또 시장 포화상태로 브로커리지 수익의 한계비용(한 단위 추가 생산 시 필요한 총비용의 증가분)이 매우 낮아져 전통 수익원의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도 신년사를 통해 IB, 자산관리로의 수익모델 변화 의지를 피력했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우리 비즈니스가 브로커리지 중심에서 선진IB의 투자은행형 모델로 진화했지만 대부분 사업이 성숙단계에 놓여 성장성이 둔화될 우려가 있다”며 “이를 타개하고 성장곡선을 그리려면 글로벌과 디지털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역시 “올해는 글로벌 IB 도약의 원년”이라면서 “본격적인 해외채권투자 등 해외투자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해 고유자산 투자다변화를 통한 투자지평을 넓혀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원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은 “아직까지는 중소형사들이 나름의 실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며 “올해 경영 방침으로 창의적인 퍼플오션과 신사업의 확대를 모토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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